오산 옹벽, 폭우로 붕괴 전 "벽돌이 하얗게" "포트홀" 제보 이어져

온라인 커뮤니티 등서 제보·로드뷰 사진도
지반 침하로 도로에 포트홀, 벽도 하얗게 변색

지난 16일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에서 옹벽이 붕괴해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해당 옹벽의 붕괴 조짐이 이미 보이고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서는 "오산 사고 난 곳 그저께(15일) 민원 넣은 사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누리꾼 A씨는 "이틀 전부터 그냥 대놓고 무너지려 했다"며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고가 벌어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가고도로 2차선의 포트홀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은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수원 방향 2차 도로에 금이 간 모습이다. 도로 한 가운데에 지름 수십㎝로 추정되는 포트홀(아스팔트 도로 파손으로 인해 움푹 패거나 구멍이 난 상태)이 보이며, 포트홀을 중심으로 상당한 길이 금이 나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의 로드뷰 기능을 통해 붕괴한 옹벽 사진을 캡처해 공유하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2024년에도 옹벽들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오산 옹벽 사고는 인재인 듯"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공유한 사진을 보면 벽면 곳곳이 하얗게 변색한 상태다.

실제로 최근 이 지역에서 안전사고 우려 민원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고 하루 전인 지난 15일 오전 7시19분 오산시 도로교통과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한 민원인이 "2차로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또 다른 누리꾼이 촬영한 작년 오산 옹벽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당시 민원인은 "이 부분은 보강토로 도로를 높였던 부분"이라며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 침하 구간은 현장을 가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고 알렸으나, 오산시는 즉각 조처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7시께 벌어졌으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붕괴하면서 지나가던 승용차 한 대를 덮쳐 40대 남성 운전자 1명이 사망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사고와 관련해 "포트홀 신고가 있어 (지난 16일에) 현장 안전조치를 하고, 18일 포트홀을 보수하는 공사를 하려고 업체 선정까지 마친 상태였다"며 "이후 도로상에 포트홀이 생기면 차가 달리면서 위험할 수 있으니 교통 통제를 한 건데 옹벽이 무너질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3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자세한 사고 발생 경위를 수사하는 한편, 중대시민재해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전날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경찰에 중대시민재해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