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자녀"…中 음료 재벌 6.6조 유산에 혼외자 3명 등장

미국 시민권자 3명, 창업자 자녀 주장
법원에 DNA 자료 제출…기업 지분 구조 변수

중국 대표 음료기업 와하하 그룹의 창업자 쭝칭허우 회장이 별세한 지 1년여 만에, 자녀라고 주장하는 인물들이 수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산 소송을 제기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식음료업계 대표기업인 와하하그룹의 창업자 고 쭝칭허우 회장. 바이두

중국 식음료업계 대표기업인 와하하그룹의 창업자 고 쭝칭허우 회장.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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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앙통신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시민권을 가진 세 명이 쭝 회장의 장녀이자 현재 와하하 그룹을 이끄는 쭝푸리를 상대로 홍콩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쭝 회장의 혈육이라고 주장하며, 340억 위안(약 6조5800억 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소송 대상에는 와하하 그룹 지분 약 29.4%와 21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신탁 자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유산 상속을 요구하고 나선 인물들은 생전 쭝 회장의 동업자였던 두젠잉과의 사이에서 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젠잉은 1991년 와하하에 입사해 2008년 퇴사할 때까지 국제 사업 부문을 총괄했던 핵심 인물로, 쭝 회장보다 21세 연하였다.


세 사람은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출생 관련 서류 및 DNA 검사 결과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홍콩과 항저우 양측 법원이 소송 접수를 완료하고,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쭝 회장은 1989년 저장성 항저우에서 음료 제조업체를 설립한 뒤, 1991년 와하하 그룹으로 기업 형태를 전환하며 사업 기반을 확장했다. 어린이 영양 음료와 생수 제품으로 기반을 다졌고, 이후 AD 칼슘 요구르트, 페이창 콜라, 바바오저우 등 다양한 히트 상품을 통해 중국 음료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는 한때 중국 내 최고 자산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으며, 2023년 2월 7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생전에는 장녀인 쭝푸리를 후계자로 지명했고, 그녀가 현재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유산 소송으로 인해 그룹 내부 지분 구조뿐 아니라 경영 안정성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와하하 그룹의 최대 지분은 항저우 상청구 국자국(국유자산관리기관)이 보유하고 있으며, 46%를 차지하고 있다. 쭝푸리는 29.4%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24.6%는 임직원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와하하는 법적으로는 민간기업이지만 실질적인 지분 구조는 국유기업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사태 수습 과정에서 지방 정부 등 공공기관이 개입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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