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전문가들은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경신 행진을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수익률 측면에서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가 다가왔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명준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인덱스 운용본부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나 "미국 시장 집중도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서 새롭게 매수할 경우 앞으로 기대수익률을 크게 낮춰야 하는 부담이 존재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은 낮추고, 성과는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장기 자본시장 가정 보고서 등을 보면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때 기대 수익률 대비 상대적으로 신흥국 투자 기대 수익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식시장은 최근 수년간 '매그니피센트7(M7)'을 포함한 빅테크의 이익 증가와 인공지능(AI) 성장동력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서학 개미가 주로 투자하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이 상장한 나스닥종합지수는 2023년부터 2년6개월 동안 10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증시는 올해 하반기에도 완만한 우상향을 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다만 전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미국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딥시크와 큐원 등 중국 AI 모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의 독점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빅테크 기업이 다른 기업 대비 상당한 수준의 초과 이익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누렸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이익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또한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미국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초과 성과를 내기 좋은 시장으로 유럽과 신흥국을 꼽았다. 김 본부장은 "선진국 시장 가운데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여력이 풍부하고, 경제성장률 전망 또한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 유럽 시장을 주목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흥국 가운데 한국, 중국, 인도를 좋게 보고 있다"며 "한국은 지난해 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적정 수준 대비 크게 눌려있었다"고 분석했다.
자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개인투자자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분산 투자하기에는 다양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김 본부장은 "분산 투자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 같은 ETF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장기 투자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해 아이들 계좌에 담았다"고 말했다.
미국과 비(非) 미국 시장의 비중을 6 대 4로 분산 투자하는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는 'FTSE 글로벌 올 캡 인덱스'를 기초 지수로 삼는다. FTSE 글로벌 올 캡 인덱스는 미국, 인도, 브라질, 체코 등 세계 48개국 1만개 이상의 주식을 포함하고 있다.
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부터 해외 인덱스형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며 "2015년 이후 종목 수가 매우 많은 MSCI 지수를 추종하는 각종 상품을 10년 넘게 운용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운용사 가운데 해외 인덱스형 상품 운용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주식 외에는 금과 구리와 같은 원자재이면서 대체투자에 속하는 상품도 유망 재테크 수단으로 추천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일부라도 전통 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은 원자재 상품을 가져가는 것이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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