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일) 80주년 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대신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8일 "행사에 누가 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우 의장이 참석하는 방안 등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 대통령이 먼저 중국을 찾을 경우 외교적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오는 9월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80주년 전승절 기념식과 열병식을 열 계획이다. 전승절은 중·일전쟁과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국가급 행사로 올해 전승절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들이 중시하는 5·10년 단위로 찾아오는 정주년이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외 지도자들과 열병식을 함께 참관하는 등 이벤트를 열 전망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6월 이 대통령의 전승절 기념식 참석 의사를 한국 정부에 타진했다. 내달 초까지는 참석자를 확정해 중국 측에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미국과 외교를 고려해 의전서열 2위인 우 의장을 대신 참석하게 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지난 2월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린 중국 하얼빈에서 시 주석을 별도로 만나 오는 10월 말에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을 통틀어 시 주석을 가장 최근에 만난 유일한 인사다. 여권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만큼 우 의장 이외에 적당한 인물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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