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주말로 예정된 8·2 전당대회 충청·영남권 순회경선 현장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연설·투표로 대체하기로 18일 결정 했다. 최근 충청, 호남, 영남 등 중·남부 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정청래 의원이 순회경선 일정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총괄기획분과는 이날 긴급 공지를 통해 "이번 주말 순회경선 '충청권·영남권' 현장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며 "폭우피해로 이번 주 순회경선은 중앙당사에서 온라인 연설회를 진행하고, 개표결과도 같은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26일 호남권·27일 경기·인천,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등 총 다섯 차례 순회 경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박 의원과 정 의원은 17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앙당이 전당대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행사 취소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박 의원은 "이런(폭우) 상황에서 예정된 일정이기는 하지만 순회 경선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중앙당과 선관위가 재논의해주길 요청했다. 정 의원도 중앙당 선관위와 폭우 상황에서 순회경선을 진행하는 게 맞는지 여부와 선거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며 "(전당대회를) 축소해서 한다는데 온라인 대회하고 수해 복구를 돕는 게 어떻겠나"라고 의견을 제시한 후 "고민이 많지만 아무튼 당의 결정은 따르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전당대회 경선 일정과 형식 변경 여부를 논의한 바 있다.
민주당도 후보들의 견해와 "경선 일정을 멈춰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것이다. 민주당은 과거에도 폭우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전당대회 순회경선 일정 연기·온라인 전당대회를 진행한 전례가 있어서 부담이 적다는 인식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8·29 전당대회 당시에도 호남 순회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자 호남, 충청권 합동연설회를 연기한 바 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던 당시 전당대회 또한 코로나19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가동으로 인해 실내 모임이 어려워지자 여의도 당사에서 온라인 중계방식으로 진행했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내린 폭우로 인해 충청·영남·호남 등 중남부 지역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5명이 숨졌다. 오전 5시 기준으로 이재민은 13개 시·도, 52개 시·군·구에서 3413세대 5192명이며 2863세대 4000명이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오는 19일 순회경선이 열리는 충청지역에서는 충남 서산이 519.3㎜, 홍성 437.6㎜가 내렸다. 19일까지 충남에서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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