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윤희숙 (당 혁신)위원장의 혁신 의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윤 위원장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의원 4명의 인적 쇄신과 중진 용퇴론을 요구한 데 대해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도 이견이 있지만, 당 개혁이 필요한 절박한 때라는 데에는 같은 생각일 것이라 믿는다"며 "윤심(윤석열), 길심(전한길)이 아니라 민심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선 패배 후 윤 위원장에 앞서 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은 혁신책으로 지난 5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때 당 지도부였던 권성동, 권영세 의원에 대한 인적 청산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당 지도부가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지난 7일 혁신위원장직을 내려놨다.
안 의원에 이어 혁신위원장이 된 윤 위원장은 지난 16일 송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튿날에는 2004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 당시 중진 의원 37명이 불출마 선언한 것을 거론하며 "중진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에게는 계파 활동을 근절하겠다고 결의·서약하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17일 이런 인적 쇄신 요구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구리(뭇매 당했다)"라며 당 지도부와 갈등을 대놓고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민의힘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파면 정국에서 이를 앞장서서 반대해 온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는 한 달이 지나도록 전 씨의 입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은 전 씨의 입당에 반발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16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사라지니 이젠 유튜브 강사를 데려와서 '친길계'를 만들려고 하느냐"며 "친길 당대표, 친길 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 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군이 침입했던 국회에서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의 복권을 외치는 사람들이 행사를 열고 참여하는 모습은 스스로를 '혁신의 대상'이라고 선언하는 꼴"이라며 "그렇게 윤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고 싶다면 서울구치소 앞에서 행사를 여는 게 낫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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