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공개하며 브라질과의 관세 전면전을 예고한 가운데 브라질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에게 보낸 서한을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브라질의 진정한 애국자이자 부당한 체제의 희생자"라고 칭하며, 현 룰라 정부의 정책과 사법 당국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브라질 대법원에 대해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이는 국제적인 수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오는 8월1일 발효될 고율 관세 조치를 앞두고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8월1일부터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對)브라질 관세의 이유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와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목했다.
같은 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50% 관세 부과를 비판하며 "그링고(gringo)가 이 대통령에게 명령을 내리지는 못한다"고 반박했다. '그링고'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권에서 영어권 주민을 지칭한다. 현재는 '외국인'을 통칭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미국인을 낮춰 부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룰라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와 내정 간섭 시도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저는 처음엔 사실이 아니고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관세 예고 방식에)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건 아니다"고 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타격이 예상되는 업계 및 기업들과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해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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