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에도 "전기차 구입 시 할인"…현대차의 파격

고객 혜택 프로그램 '현대 리워드'
신차 구입시 최대 400달러 할인
"가격 유지하는 게 하반기 핵심"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전기차 신차를 구입하면 250달러, 한화로 약 35만원을 할인해주는 가격 정책을 내놓았다.


미국 정부가 25%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다른 완성차들이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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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최근 새로운 고객 혜택 프로그램 '현대 리워즈(Hyundai Rewards)'를 선보였다. 신차 구입 시 가격을 할인해주고, 커넥티드카 서비스인 '블루링크'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신규 및 기존 고객에게 바로 적용된다.


실버, 골드, 블루 3개 등급에 따라 신규로 내연기관 차 구매 시 250달러(한화 약 34만6750원)에서 최대 300달러(약 41만6000원),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00달러(약 55만4800원)를 할인한다. 블루링크 서비스도 50%에서 최대 60%까지 가격을 낮춰준다.


특히, 가입 즉시 받는 실버 등급은 전기차 구매 시 250달러를 할인, 사실상 전기차를 새로 구입하는 사람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셈이다. 정기 정비를 하거나 리콜 서비스를 이용하면 등급을 올릴 수 있고, 현대차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하면 즉시 다음 등급으로 승급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많은 완성차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이번 영업 전략은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HMA는 새롭게 출시할 2025년형 싼타페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구매 고객에 대해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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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생산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모델이지만, 다른 내연기관이나 전기차는 일정 부분 국내 생산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판매량이 늘어나면 관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관세 부과 이후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하거나 판매 모델을 축소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일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판매가를 약 270달러 올렸다.


스바루도 지난달 출고분부터 차량 가격을 최대 2055달러(약 279만6000원) 인상하기로 했으며, 미쓰비시자동차도 지난달에 미국 판매 6개 차종 중 3개 모델의 가격을 평균 2.1% 인상했다.


미국 포드는 지난달부터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마하-E 등 3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 인상했다. 독일 BMW도 이달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격을 평균 1.9% 올렸다. 전기차를 제외한 대부분 차량이 대상으로 가격이 최대 2500달러 올랐다. 스웨덴 볼보도 2026년형 모델의 차량 판매 가격을 4%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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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소비자들이) 감당할 만한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게 어려운 하반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핵심"이라며 "가격 인상과 관련한 조치는 현재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말까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판촉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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