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강한 비가 예보된 가운데 비에 젖는 것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장화가 오히려 집중 호우 상황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NHK가 배포한 집중호우 시 대피요령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다.
'걸어서 대피할 때 지켜야 할 사항'이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장화를 신지 말 것, 침수된 지역에는 들어가지 말 것, 대피할 땐 혼자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이동할 것 등이 강조돼 있다. 특히 장화는 물이 차면 무거워지고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끈 있는 운동화(스니커즈)가 대피용으로 더 적합하다고 적혔다.
장화는 갑작스럽게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선 오히려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부상 방지를 위해 긴 팔·긴 바지와 운동화를 착용하라"라며 "물이 들어가면 무거워져 움직이기 어려워지는 장화나 벗겨지기 쉬운 샌들과 미끄러운 신발 등은 피하고, 우산 대신 우비를 착용하라"라고 권고했다.
이어 "어른의 무릎 정도(약 50㎝)의 높이를 넘으면 수압의 영향으로 걷기 어려워질 수 있어 깊은 물은 피해야 한다"며 "흐름이 생긴 물은 얕아도 유속에 휩쓸려 넘어질 수 있어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일본 닛테레뉴스도 지난해 8월 전문 방재사의 설명을 인용해 "침수·범람 시에는 장화를 신지 않는 것이 좋다"며 "평상시 비가 올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장화가 잠길 정도로 침수된 경우 위쪽 틈으로 물이 들어와 걷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장화 자체가 무거워져 다리가 쉽게 빠질 위험이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에는 물속에서도 벗겨지지 않도록 끈으로 단단히 묶을 수 있는 스니커즈를 선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우산과 장화 등으로 무장한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2025.07.17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16일부터 내린 폭우로 전국 곳곳에선 주택·차량 침수는 물론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00년 만에 한 번' 내릴만한 극한 호우가 쏟아진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선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면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에도 갑작스럽게 빗물이 불어나 차량과 운전자 고립이 속출했다. 또 지하철 역사가 잠겨 운행이 중단됐다. 대구·경북에도 최대 14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차량이 침수되거나 산사태가 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해 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19일엔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에 100~200㎜(전남·남해안·지리산·부산·울산·경남 최대 300㎜ 이상)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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