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다이애나비처럼…해리왕자 앙골라서 '지뢰퇴치' 운동

방탄복 입고 지뢰 제거 현장 걸어
1997년 다이애나비도 같은 행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가 아프리카 앙골라의 지뢰 제거 현장을 방문했다. 이는 그의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비의 1997년 행보를 연상케 한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은 전날 해리 왕자가 옛 전쟁 지역의 지뢰 제거 활동을 하는 자선 단체 헤일로 트러스트와 함께 앙골라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해리 왕자는 방탄복을 입고 앙골라 남부 쿠이토 쿠아나발레 근처의 지뢰밭에 들어갔다. 생전에 다이애나비 또한 1997년 1월 헤일로 트러스트와 함께 앙골라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는 그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기 7개월 전의 일이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해리왕자가 앙골라 지뢰 제거 현장을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영국 해리왕자가 앙골라 지뢰 제거 현장을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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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앙골라의 오랜 내전이 잠시 중단된 시기였는데, 이때 다이애나비는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앙골라의 지뢰 매설지역을 걸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으며, 그해 말 지뢰금지조약인 '오타와 협약'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 밖에도 다이애나비는 지뢰 폭발로 장애를 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지뢰의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1997년 1월 다이애나비가 앙골라 지뢰 매설 현장을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1997년 1월 다이애나비가 앙골라 지뢰 매설 현장을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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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가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 헤일로 트러스트 활동에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2019년에도 앙골라 남동부 디리코 마을 근처의 지뢰밭을 방문해 안면보호구와 방탄복 등을 착용하고 직접 지뢰 제거 현장을 걸었다. 이곳은 2000년 반정부군이 지뢰를 매설한 곳으로 2005년 13세 소녀가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한 장소이기도 하다.

앙골라는 1975년부터 2002년까지 27년 동안 내전을 겪었다. 헤일로 트러스트는 전쟁 중과 전쟁 후 약 8만 명의 주민이 지뢰로 사망했거나 다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94년 앙골라에서 지뢰 제거 운동을 시작한 이후 12만 개 이상의 지뢰와 10만 개 이상의 다른 폭발물을 제거했다. 앙골라는 2025년까지 지뢰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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