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이제 우리 헌법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전면적 개헌보다 단계적, 연속적 개헌으로 첫발을 떼자"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개헌 시기와 방식, 절차를 검토하겠다"며 "본격적 개헌 시기는 여러 상황을 두루 살피며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 정부 출범 등의 여건을 언급하며 "올 하반기 개헌특위를 구성할 것으로 본다"며 "헌법 개정안은 합의 가능한 것까지만 담는다는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도 언급했다. 그는 "헌법을 공포하는 역사적 기념일에도 5대 국경일 중 제헌절만 유일하게 공휴일 아니다"면서 "상징성에 걸맞게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도 기념사를 통해 개헌과 관련해 "새로운 정부가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므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전반기가 개헌 적기라고 본다"며 "국회는 개헌특위를 조속히 구성하기를 여야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헌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계절이 바뀌면 옷을 갈아입듯, 우리 헌법도 달라진 현실에 맞게 새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할 때"라며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국민 기본권 강화, 자치 분권 확대, 권력기관 개혁까지.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헌법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국민 중심 개헌'의 대장정에 힘 있게 나서 주시리라 기대한다"며 "개헌 논의 과정에 국민의 뜻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식은 통상적인 제헌 헌법의 의미를 새기는 자리보다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회의 의미를 새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여야 의원 7명이 제헌헌법을 낭독하는 등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념식에 앞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국회가 민주주의의 보루 역할을 하며 비상계엄을 해제한 것을 기념하는 내용이 담긴 상징석 제막식을 가졌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대한민국 국회'라고 쓰여 있는 상징석은 국회 정문 잔디광장 앞에 설치됐다.
한편 전국교수연구자연대는 17일 정치, 비선출권력, 외교, 언론, 경제, 사회, 노동, 기후위기와 에너지, 교육 등 9대 분야에서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남중웅 전국교수연구자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새 정부와 국회에 바란다: 2025 민주, 평등, 공공성을 향한 새민주공화국 사회대개혁 제안대회'에서 "내란을 막아낸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보다 평등하고 공공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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