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파월 흔드는 트럼프에…월가 수장들 "Fed 독립성 지켜야"

골드만·시티·BoA·JP모건 CEO 한목소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 대형 은행 수장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Fed를 지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우리에게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 Fed의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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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CEO는 또 Fed의 독립성, 특히 통화 정책 관련 독립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성명을 내고 "Fed의 독립성은 Fed의 신뢰성을 좌우한다"며 "이는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미국의 경쟁력에 핵심적"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는 이날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Fed는 독립적인 기관이며, 행정부와 의회의 권한 밖에 있어야 한다"며 "Fed는 업무 지시를 받고, 감시받고, 검토받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설립됐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2분기 실적 발표 후 언론과의 비대면 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Fed를 갖고 장난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으며,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간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길 꺼리던 이들이 연이어 Fed의 독립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파월 의장에게 사퇴와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뉴스 사이트 '리얼아메리카스보이스(Real America's Voice)'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사임하면 좋겠다면서도 자신이 그를 해임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바레인 총리와 회담 자리에서 취재진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고려하고 있는지 묻자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연준 건물 보수를 둘러싼) 사기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해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WSJ는 월가가 Fed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Fed의 독립성을 흔들어 세계 자본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기반인 미국 국채와 달러를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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