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투자 포트폴리오에 ETF가 아직 없나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섰던 전체 ETF 순자산 규모는 불과 2년 만에 200조원 규모로 커졌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ETF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고수익 추구 투자자를 위한 테마형 ETF를 발 빠르게 선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 투자자를 위해 수수료마저 낮췄다.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ETF의 매력은 무엇일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주식 거래만 해왔던 투자자라면 '코스피 5000'을 준비하는 지금이야말로 ETF 투자를 시작할 때다.


ETF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분산투자 효과다. ETF는 코스피 200, S&P 500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거나 업종과 테마에 속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반도체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22% 올랐고 SK하이닉스는 70% 상승했다. 2개의 선택지 가운데 삼성전자를 선택한 투자자는 코스피 상승률 33%보다 못한 수익률을 보면서 '과거의 나'를 원망할 것이다. 대표적인 반도체 ETF인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는 올해 들어 30%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 투자했을 때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상증자, 빅배스(Big Bath, 대규모 손실 처리), 횡령·배임, 인적 분할 등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개인 투자자들은 큰 혼란을 겪게 마련이다. 이사회의 증자 결정으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추가 매수를 해야 할지,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할지 등 복잡한 고민이 쏟아져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는 유상증자 결정 당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익률이 166%에 달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고생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TIGER K방산&우주'와 'PLUS K방산' ETF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덜 고생했다. 각각 수익률 164%, 13%를 기록 중이다.


개별 종목의 특수한 상황에서 주가 상승 기대보다는 산업 업황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면 ETF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TF는 펀드이지만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한 데다 일반 펀드보다 운용보수가 저렴하다. 복잡한 분석 없이도 특정 시장이나 산업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 투자 접근성이 좋다. ETF는 편입 종목이 매일 공개되므로 투자 내역이 투명하다.

주식형 ETF뿐만 아니라 채권형, 원자재형, 부동산형 등 다양한 종류의 ETF가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가 시장 상황이나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춰 폭넓은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투자 기간에 꾸준하게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월배당 ETF는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다양한 ETF를 추천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 본부장은 "운용사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위험은 분산하고 수익률은 높일 수 있는 테마형 ETF를 출시하고 있다"며 "트레이딩에 정말 자신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ETF에 투자해 매매 비용을 줄이는 것도 현명한 투자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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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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