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무안공항여객기 참사 유가족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죄했다. 또 진상 규명과 함께 배상,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한 유가족의 요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의 대화' 간담회를 개최하고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서,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이 유명을 달리 한 점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정부를 대표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태원 참사와 오송지하차도 참사의 경우 정부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5일이었던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2주기를 맞아 열렸다. 앞서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가족들은 손편지로 대통령의 추모제 참석을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가족 14명과 함께 이태원 참사(45명), 무안공항여객기 참사(58명), 세월호 참사(90명) 등 유가족 총 207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의 주인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는데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가 국민이 위협받을 때 국민이 보호받아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면서 "이 사회가 생명보다 돈을 더 중시하고 안전보다는 비용을 먼저 생각하는 잘못된 풍토들이 있었기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사죄의 말씀으로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 리도 없고 유가족들의 가슴속에 맺힌 피멍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다신 정부의 부재로 우리 국민이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충분한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충분한 배상이나 포상, 사과나 위로의 이야기도 없었다고 생각되실 것"이라며 "여러분이 주신 말씀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범위 안에서 필요한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아픈 말씀도 국민들과 함께 듣고 필요한 대책을 함께 만들어 나감으로써 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사 말미에 이 대통령은 "사고도 마음 아픈데 사고 후에 책임자인 정부 당국자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가 더 마음 아팠을 것"이라며 "안전한 사회, 돈 때문에 생명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사회, 목숨을 비용으로 치환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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