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 레이디 가가, 머라이어 캐리, 제니퍼 로페즈, 데이비드 보위, 키아누 리브스, 나오미 캠벨, 킴 카다시안...
이들은 모두 사진가 마르쿠스 클링코(Markus Klinko)의 손끝에서 21세기의 비주얼 아이콘으로 재탄생했다. 클링코가 촬영한 사진은 '보그' 'GQ' '배티니 페어' '하퍼스 바자' 등 유명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했고, 글로벌 브랜드 광고에도 널리 사용됐다. 본래 하프 연주자였으나 1994년 사고로 손을 다치면서 포토그래퍼로 전향한 뒤 얻은 성과다.
17일부터 서울 이태원 박여숙화랑에서 열리는 전시 '아이콘들: 데이비드 보위 서거 10주기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는 지난 20여년간 클링코가 촬영한 유명인 초상과 앨범 커버 중 대표작을 엄선해 소개한다.
마르쿠스 클링코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새롭게 정의해온 이미지 메이커로, 카메라를 매개 삼아 숱한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는 보위 서거 10주기를 기림과 동시에, 신화적 인물이 어떻게 구축되고 시각화되는지를 탐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클링코는 보위 사망 이후 2016년부터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순회 전시를 개최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열리는 첫 한국전이다.
박여숙화랑 관계자는 "'아이콘을 기록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이 만들어낸 아이콘'을 통해 우리는 이미지가 권력과 신화,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링코가 보위와 처음 만난 건 2001년 봄, 아내 이만(Iman)의 자서전 촬영 현장이었다. 이만과 동행한 데이비드 보위와의 만남은 이후 앨범 커버와 화보, 뮤직비디오 등 깊은 예술적 협업으로 이어졌다. 클링코는 데이비드 보위에 대해 "그는 상상한 그대로의 카리스마를 지녔지만, 동시에 놀라울 정도로 다정하고 통찰력이 깊었죠. 이미지 선정에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라고 술회했다.
클링코가 보위와 함께한 여러 작업 중 하이라이트는 9·11 테러 직후 뉴욕에서 촬영된 'Heathen 시리즈다. 컬러 중심의 스타일에서 벗어난 전환점이자, 보위의 상징성과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화랑 관계자는 "클링코의 작품은 단순한 초상을 넘어, 시대의 공기와 감정을 포착해낸다"며 "이미지가 지닌 힘과 그 영향력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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