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의 남경필 대표가 청소년 마약 증가의 원인으로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약 복용을 꼽았다. 학원 선생님이나 일부 학부모들이 집중력 향상을 위해 ADHD약을 권유하지만, 소량의 마약 성분이 있어 과다 복용할 경우 마약중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16일 남경필 대표는 MBC 모닝투데이에 출연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마약 증가가 너무 심각하다. 10대에서 증가율이 50%까지 확인됐으며, 이 상태를 막지 않으면 미국의 좀비 거리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마약 예방 유튜브 채널 운영 계기를 밝혔다.
남 대표는 "마약의 수요 공급이 늘어나고 있고, 사기도 편하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는 성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부모님 또는 학원 선생님들이 ADHD약을 권하는 사례가 있다"라며 "이게 마약 성분이 들어있다. 의사 선생님이 주시지만 이건 주의력이 아주 현저하게 떨어지는 아이들을 위한 약이라 아주 제한된 처방으로 먹어야 하는데도 남용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필로폰 투약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최근 출소한 작곡가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의 사례도 소개했다. "어떻게 마약 시작했나"하는 질문에 ADHD약에 중독돼서 약의 도수가 올라가고, 결국은 필로폰까지 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님들이 요즘 아이들한테 ADHD약을 권하고 있고, 이는 마약을 권하는 것이다"라며 "또 젊은 여성들이 요즘 '나비약'이라는 다이어트 약을 굉장히 많이 먹는데, 이것도 결국 마약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계속 먹다 보면 중독이 돼서 더 심각한 마약으로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경필 대표는 장남이 마약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가정사도 전했다. 설립한 마약예방치유 재단 이름이 '은구'도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말자)'에서 따 온 것인데, 그의 장남이 재판의 최후진술에서 "처벌을 덜 받게 해 달라"고 말한 것이 아닌 "가족과 아버지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감사하다. 저도 나와서 마약 치유 운동을 하겠다"라고 말하면서다.
15~19대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남경필 대표는 "정계 복귀 생각은 전혀 없으며, 지금은 한 영혼을 살리고 이겨내게 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 이 일이 훨씬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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