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없인 미래도 없다"…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속도 내는 한전

한국전력공사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대전환 등으로 급증하는 전력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영호남·강원지역에 집중된 발전력과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수도권 대규모 전력수요를 연계하기 위한 종축-횡축 국가기간망 적기 확충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AI 등 신산업 육성과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복지 확대 등 국정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 속에서 에너지 정책은 산업기반 전반을 떠받치는 핵심축으로 부상했다"며 "에너지 고속도로 등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전력산업 현안 해결에 속도 낼 계획"이라고 17일 말했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국정 과제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한 준비를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이에 한전이 맡은 전력산업의 역할과 책임도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하지만 폭증하는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확산 흐름 속에서 기존 전력망은 심각한 병목에 직면하고 있다. 지역 갈등과 인허가 지연, 낮은 주민 수용성 등 복합적 문제로 주요 송전망 건설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실제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사업은 82개월,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150개월가량 지연된 상태다.


김동철 한전 사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4~25일 나주 본사에서  전 경영진과 전국의 1차 사업소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고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과 신기술 활성화 등 핵심 과제에 대한 심층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한전)

김동철 한전 사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4~25일 나주 본사에서 전 경영진과 전국의 1차 사업소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열고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과 신기술 활성화 등 핵심 과제에 대한 심층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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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실 인식 속에서 한전은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나주 혁신도시 본사에서 김동철 사장을 비롯한 전 경영진과 전국의 1차 사업소장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과 신기술 활성화 등 회사가 직면한 핵심 과제에 대한 심층 논의를 진행했다.


새 정부는 전력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최대전력수요는 2023년 98.3GW에서 2038년 129.3GW로 132%,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같은 기간 56.6TWh에서 232.1TWh로 4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전은 대규모 누적적자 등 어려운 재무 여건에도 불구하고, 2038년까지 총 72조8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설비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망 적기 건설은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와 정부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한전은 사회기반시설(SOC) 공동건설·기존설비 활용 다회선 선로 건설·주민친화 변전소 도입·유관기관 협력 전력망 부지 확보 등 국토의 효율적 활용 및 민원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 건설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전은 에너지 고속도로 적기 건설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설계·시공 일괄 입찰, 핵심 기자재 공급능력 확보 및 국산화 등의 특단의 대책을 수립했다. 또 해상풍력 활성화에 필요한 공동접속설비 전담 건설사업자(SPC) 신설과 함께 국민의 전자파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 관련 중립적 이해증진 활동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전은 에너지 신기술·신사업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전력사업 가치사슬 전반의 핵심기술을 개발·보유·고도화하고 있으며 전력망 신기술 중심 기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송·변전 토탈 솔루션과 차세대 배전운영시스템(ADMS),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IDPP) 등 5대 핵심 신사업을 선정했다. 한전은 계통건설·운영 분야의 경쟁력을 활용해 발전·송배전·ICT 기술을 패키지화한 'K-스마트그리드플랫폼'을 중심으로 해외 신사업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5개 이상의 사업화 달성이 목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재무개선과 전력망 확충, 신기술 육성 등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2만3000명 한전 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토론회에서 도출된 결과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이달 말 인재개발원에서 전국의 1·2차 모든 사업소장이 모이는 워크숍을 통해 더욱 진화한 혁신 방안과 추진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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