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러 관세 경고에 크렘린 "매우 심각…분석할 시간 필요"

미, 러이사에 100% 관세 부과 경고
트럼프 발언에 크렘린 "푸틴이 직접 논평할 수도"
러시아, 평화 아닌 전쟁 지속 신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고에 대해 크렘린궁은 "매우 심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며 그들 중 일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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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분명 미국이 무엇을 말한 것인지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푸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직접 논평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금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나토 국가들,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한 이런 결정을 평화의 신호가 아닌 전쟁 지속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3차 협상을 할 준비가 됐으며 협상 시기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돕되, 전쟁이 러시아 본토로 확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공급 재개를 발표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구상을 밝힌 다음 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하면서 50일 내 우크라이나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100%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무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경고에 대해 "'50일' 발언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이해하고 싶다"며 "예전에는 '24시간'과 '100일'이라는 시한도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종전 시한 발언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러 제재에 대해선 강한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를 겨냥해 발표된 제재 수는 이미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우리는 (제재들에) 대응하고 있고, 우리가 극복할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2차 관세 위협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그들의 행동을 예상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들은 약속, 국제적 약속을 한 상태다. 그들이 독립적 정책, 양자 채널과 다자 형식을 통해 이룬 합의를 준수하는 정책을 포기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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