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6월 CPI 반등·은행 실적 실망에 하락…엔비디아 급등에 나스닥만 ↑

CPI 상승률 5월 2.4%→6월 2.7%
관세 영향 가시화…9월 금리 인하 기대 ↓
2분기 실적 발표 JP모건·웰스파고 등 하락
엔비디아, 'H20' 中수출 재개에 4% 급등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5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반등과 대형 금융회사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인공지능(AI) 칩 'H20'의 대중 판매를 재개한 엔비디아가 4% 급등한 데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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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6.36포인트(0.98%) 하락한 4만4023.29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8포인트(0.4%) 내린 6243.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7.47포인트(0.18%) 오른 2만677.8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4.04%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 H20의 대중 판매 재개를 허용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미 정부가 수출을 승인해 출하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중국 시장에 H20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회사 주가는 엇갈렸다. 2분기 월가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은 시티그룹은 3.68% 올랐지만 JP모건은 0.74% 내렸다. 웰스파고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순이자이익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5.43% 급락했다. 블랙록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실적 발표 후 5.88% 하락했다.


이날 오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물가 지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영향이 확인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2.6%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 5월(2.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관세 효과가 물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2%, 에너지는 0.9% 상승했다. 반면 신차와 중고차·트럭 가격은 4월 자동차 품목별 관세 발효 전 선구매가 몰리면서 각각 0.3%, 0.7%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5월(2.8%)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전문가 예상치(3.0%)를 밑돌았다.


이번 CPI 발표 후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가격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겪은 공급업체들은 비용 압박을 전가하려 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이미 인플레이션에 지쳐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오는 9월 금리 인하 기대를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9월 금리를 현재 연 4.25~4.5%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54.4%로 전날(58.9%)보다 하락했다. 7월 동결 가능성은 전날 93.8%에서 이날 97.4%까지 올랐다.


관세 효과가 물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향후 소비 지표, 실효 관세율이 인플레이션 수준과 금리 경로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회사 이바이의 매튜 라이언 시장 전략 수석은 "최근 미국 물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6월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며 "8월1일 추가 관세 인상이 있을 경우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은 거의 확실히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수석은 이날 CPI 보고서와 관련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이란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공포를 완화해줬지만 근원 CPI는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웃돈다"며 "전반적으로는 좋은 소식이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관세가 부과될 수 있고 관망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5bp(1bp=0.01%포인트) 오른 3.95%,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6bp 상승한 4.49%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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