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지난 9월 尹보낸 생일카드 보고 깜짝 놀라…비상계엄 오래 준비한 듯"

국회의장 취임 축하전화도 없어
생일카드엔 '국회의원님'으로 보내
CBS 인터뷰서 윤 전 대통령 행태 공개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중반부터 이미 국회와의 소통 의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최소 6개월 이상 비상계엄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했다.


우 의장은 1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관련해 "굉장히 오래 준비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납득할 수 없는 윤 전 대통령의 국회 무시 행태를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6월 5일 국회의장이 됐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대통령은 바로 국회의장에게 축하 전화를 하는 게 관례인데, (윤 전 대통령은) 축하 전화를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 현충원 행사장에서 만났는데 "악수하고 지나가는 데 알은체도 안 하고 그냥 악수를 하고 지나갔다"며 "국회를 완전히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5.6.11 김현민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2025.6.11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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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도 우 의장은 윤 전 대통령의 카드를 받고 놀랐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가 9월이 생일인데 생일 카드가 왔다"며 "(제 직위가) 국회의장인데, (카드에) '우원식 국회의원님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우 의장은 개헌 등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회동을 제안하기 위해 전화를 시도했지만, 국회의장임에도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그는 "개헌 논의를 비롯해 여러 가지 국회가 해야 할 현안들이 있어서 하도 국회하고 관계를 끊고 지내니까 한번 통화하려고 했다"며 "(직통)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해서 전화하지 않는 것도 결례 같아 비서실을 통해 전화번호를 확인했는데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례적으로 대통령이 국회를 찾는 개원식과 시정연설에도 윤 전 대통령이 오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며 "12월 3일 비상계엄을 딱 맞닥뜨리는 순간 이거 하려고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을 보며 어차피 이따 집어넣을 사람이라 생각해 인사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게 아닌가 싶었다"고 언급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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