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기업에 원성 듣던 '장기간 상주 세무조사' 혁신할 것"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합리적 세정'을 강조하며 기업에 부담을 주던 현지 상주 방식의 세무조사를 혁신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임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대내외 경제환경의 복합 위기 속에서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친(親) 납세자 세정' '기업하기 좋은 세정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7.15 김현민 기자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가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7.15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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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무조사 방식의 변화를 약속했다. 임 후보자는 "납세자의 불평을 '보물'로 여기고 이 과정에서 세무행정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하나하나 바로잡아 나가겠다"며 "세무조사팀이 기업에 장기간 상주하며 불편을 끼쳐 기업들의 원성을 듣곤 했던, 현지 출장 중심의 낡고 오래된 세무조사 방식도 납세자 관점에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길게는 6개월씩 대상 기업에 국세청 직원을 파견해 세무 조사를 벌여왔지만,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으론 이 기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 후보자는 일시적 자금난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등 민생 안정에 더욱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납세자의 사정과 애로를 진심으로 헤아리도록 하겠다"며 "최근 통상 문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수출기업들에는 세정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악의적이고 고질적인 탈세와 체납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임 후보자는 "서민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민생침해 탈세에는 마땅히 내야 할 몫의 세금을 부담할 때까지 엄정하게 조사하겠다"며 "나아가 주가 조작이나 지배주주의 변칙적인 자본거래, 불법적인 사익편취 행위 등에 대해서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라도 더욱 단호한 대응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국세행정 모든 영역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개혁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전(全) 국민에게 무료 세무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세무대리인의 도움 없이도 최적의 절세방안을 스스로 찾아 신고할 수 있도록 신고·납부 편의를 획기적으로 향상하겠다"며 "그간 축적된 수많은 세무조사 사례를 AI에 학습시킴으로써 재무제표와 같은 기본 자료만 입력해도 탈루 혐의점이 자동으로 추출되는 수준으로 탈세 적발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한 정책 추진의지도 드러냈다. 임 후보자는 "저에게 국세청장의 소임이 주어진다면 취임 즉시 핵심 분야별로 '혁신 전담팀(TF)'을 출범시켜 속도감 있게 정책들을 추진하겠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신속히 창출해 그 결과를 국민 앞에 상세히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이날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선 임 후보자가 국세청 차장으로 퇴직한 직후 취업한 세무법인 선택이 단기간에 급성장한 배경과 고액연봉 수령의 적절성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사전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해당 세무법인의 매출은 기존부터 세무업계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쌓은 회계사와 세무사 등 약 20명의 전문가가 함께 이룬 매출의 합계"라며 "세무법인에서 월 120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은 것이 전부이며, 전관예우 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국세청장 후보에 오른 것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는 "국세청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것은 국민들의 국세행정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세무조사를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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