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만에 끝난 청문회…배경훈 "소버린 AI, 내년 안에 반드시"(종합)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R&D 예산 삭감, TF 구성해 실태 점검…기초과학 투자 확대 동의"
"AI 기본법, 과태료 조항 유예 검토 필요"
"제4이통 도입 검토…통신시장 경쟁 촉진해야"
"정밀지도 반출, 안보 관점에서 신중 접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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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형 인공지능(AI)인 '소버린 AI'를 내년까지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 시절 대폭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해서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예산 관련 실태를 점검하고, 기초과학 투자를 복원·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날 청문회는 당초 오전 10시 개회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방송3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최민희 독재 OUT' 피켓을 노트북에 부착하면서 시작부터 중단됐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오늘 (청문회) 의제와 아무 상관 없는 피켓은 방해된다고 판단한다.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산회 선언 후 퇴장했다. 회의는 오전 내내 파행을 거듭하다 오후 1시쯤에야 속개됐으며, 오후 10시3분쯤 산회했다.

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글로벌 패권 경쟁 속에서 외산 AI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히며 '소버린 AI' 구축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2~3년 안에 대한민국 AI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 소버린 AI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내년 안에는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확보를 민간과 함께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초연구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초과학은 AI 위에 세워졌고, 이제는 AI를 통해 기초과학을 다시 도약시킬 기회"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수준인 현재 R&D 예산에 대해서 "5% 이상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 R&D 예산에 관해서도 R&D는 연속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많은 훼손이 이뤄졌다"며 "연구 생태계 복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대해 "현행 AI 기본법은 산업 진흥 중심으로 보완·개정이 필요하다"며, 산업 진흥을 위해 과태료 조항 등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유예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오남용은 철저히 차단하되, 산업계 부담은 최소화하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에는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공통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신요금 인하 방안으로 제시한 '제4이동통신사' 도입에 대해 배 후보자는 "임명되면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국민 통신요금 인하는 과기정통부의 숙제"라고 답했다. 통신 3사 체제에 경쟁을 불어넣기 위한 구조개편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또 "오는 22일 단말기유통법 폐지 이후, 요금제나 단말기 가격 책정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국민 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 요구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는 "지도 반출은 산업적으로 긍정·부정 효과가 공존하는 사안"이라며 "국가 안보와 정보 주도권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를 무역장벽으로 지목하며 우리나라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무적 판단을 놓고 고심 중인 사안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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