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 완도 축제에 지역상인 '배제' 논란

부스 운영 대부분 '외지 푸드트럭' 참여
치킨 없는 '치맥 페스티벌'…명칭 무색
바가지 요금에 위생·안전 관리도 도마

전남 완도군이 최근 개최한 대규모 지역 축제에서 지역 상인들이 배제되고 외지 푸드트럭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 축제에서 지역 상인들이 참여하지 못한 점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완도군은 지난 12일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치맥 페스티벌'과 함께 '맨발걷기대회', '크로스핏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포함한 대규모 축제를 개최했다.

완도군이 최근 개최한 지역축제에서 지역 상인들이 배제되고 외지 푸드트럭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준경 기자

완도군이 최근 개최한 지역축제에서 지역 상인들이 배제되고 외지 푸드트럭만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준경 기자

이번 축제는 '전국 맨발걷기 축제', '2025 SUFF(Summer Ultimate Fitness Festival)', '해양치유 치맥 페스티벌' 등 화려한 이름으로 사전 홍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한, EDM 파티, 래퍼 공연, 게임 부스, 푸드트럭 운영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예고하며 방문객들의 기대감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과 지역 주민들의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행사 당일 1,000여명 이상이 몰렸지만, '치맥 페스티벌'이라 불리던 행사에서는 치킨을 판매하는 부스는 전혀 없었고, 대행사에서 임시로 참여한 외지 푸드트럭들만이 자리를 차지했다. 판매되는 음식은 소떡소떡, 핫도그, 아이스크림 등 축제 취지와는 동떨어진 메뉴였으며, 그나마 제공된 음식은 품질과 가격에서 불만을 샀다.


관광객 A씨는 "치맥 축제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치킨은커녕 식사 메뉴조차 없었다"며 "푸드트럭에서 볶음밥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은 1만2,000원으로 너무 비쌌다. 맛도 가격에 비해 형편없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 상인들이 아예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스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서 대부분 외지 업체가 참여했으며, 지역 상인들은 참여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완도지역 내 푸드트럭마저 이번 행사에서 배제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치맥 페스티벌'에 치킨 판매 부스는 없고, 그나마 판매하는 음식은 품질이 떨어지거나 비싼 가격으로 방문객들의 원성을 샀다. 이준경 기자

'치맥 페스티벌'에 치킨 판매 부스는 없고, 그나마 판매하는 음식은 품질이 떨어지거나 비싼 가격으로 방문객들의 원성을 샀다. 이준경 기자

지역 상인 B씨는 "우리 지역 상인들은 참여 신청을 할 기회조차 없었다. 외지 푸드트럭들이 비싼 가격에 음식을 팔았고, 그 수익은 고스란히 외부로 빠져나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행사 현장의 위생 및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부스에서는 기본적인 안전 장비조차 갖춰지지 않았고, 전기선 연결부가 비에 노출돼 감전 위험이 제기되기도 했다. 음식을 먹을 테이블에는 휴지나 휴지통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불편을 더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사전 점검을 진행했지만,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다음 행사부터는 지역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위생 및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완도군은 향후 해양치유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축제를 계기로 '형식'보다 '내용'에 집중한 실질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상인들과의 협력, 지역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보다 철저한 안전 관리가 강조되는 상황이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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