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정본부장 "尹 독방에 에어컨 설치하면 전국 교도소에 다 해줘야"

일부 지지자 사이서 에어컨 설치 요구 이어져
독방에만 에어컨 설치 현실적으로 어려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구속된 가운데, 일부 지지자 사이서 독방 내 에어컨 설치와 의료 지원 등 수감 생활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구치소에 항의성 전화와 민원을 퍼붓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정시설 내 에어컨 설치' 논쟁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일각선 윤 전 대통령의 독방에만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특혜라는 비판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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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방에만 에어컨을 설치한다면 엄청난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될 것"이라며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전국에 있는 모든 교도소에 다 에어컨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죄를 짓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에어컨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까지 그것을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는 국민 정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10일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일부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이 수감된 독방에 에어컨을 제공하라'는 항의성 민원이 서울구치소에 이어지자 윤 전 대통령의 독방에만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은 특혜란 것이다. 선풍기를 50분 틀고 10분 끄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 여름철에는 선풍기 외에 의존할 게 없기 때문에 너무 오랫동안 선풍기를 틀면 과열돼서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 측에서 '당뇨약과 눈 질환 치료 약을 구하지 못해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저희가 약을 못 구해서 치료에 문제가 생기거나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 입소할 때 처방전을 첨부해서 약을 가지고 오면 그 약은 그대로 복용을 하고, 약을 다 먹으면 그다음부터는 구치소 내에 있는 의료과에서 처방전을 발행해 구치소에서 약을 사서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전 본부장은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더위 때문에 질병이 악화해서 사망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전향적으로 수용시설 내에도 에어컨 설치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란 특검이 11일 오후 2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은 내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2025.7.11. 강진형 기자

내란 특검이 11일 오후 2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 구인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은 내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2025.7.11.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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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구치소를 비롯한 교정시설 수용자 거실에는 에어컨이 없고, 천장에 설치된 선풍기만 있다. 수용자들이 폭염을 나기 힘든 환경인 만큼, 그동안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시도와 논의가 있었지만, 부정적인 국민 정서에 가로막혀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대신 변호인 접견실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시간제한이 없는 변호인 접견제도 등을 활용해 열악한 수용 환경을 회피하는 꼼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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