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00명 줄면서 54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하반기 수출 부진 우려로 고용 지표가 뒷걸음질했다.
고용노동부가 14일 발표한 '2025년 6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59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8만1000명(1.2%) 증가했다. 가입자 증가 폭은 지난 4월(18만4000명)부터 3개월 연속으로 18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084만3000명으로 20만1000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 5월(20만3000명) 이후 20만명대를 지속하고 있다. 보건복지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음식, 운수창고 등을 위주로 증가했지만 도소매와 정보통신은 감소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84만8000명으로 1000명 줄었다. 제조업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2020년 12월(-2만1000명) 이후 54개월 만이다. 자동차와 기타운송장장비, 식료품, 의약품 등에서 늘었지만 섬유와 금속가공,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전기장비 등에서 가입자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고용허가제(E9·H2) 외국인의 고용보험 가입분이 증가세였지만 내국인의 고용보험 가입 감소가 확대되면서 감소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은 지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고 상반기 성장률도 0%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제조업 성과 지표들이 수출로 나타나는데, 상반기 수출도 마이너스였던 데다 하반기에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제조업 고용 상황이 어려운 여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관세 정책 등의 불확실한 부분들도 있어 구인이 많이 움츠러든 듯하다"고 덧붙였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만9000명 줄어든 75만2000명이다. 종합건설업뿐 아니라 전문직별공사업 등에서 줄면서 23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지난 5월(-1만9000명) 이후 감소 폭이 2만명대에서 1만명대로 둔화한 모습이다. 건설기성은 여전히 감소세지만 건설수주가 올해 초부터 일부 회복세를 보여 향후 건설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7만2000명), 50대(4만9000명), 60세 이상(18만6000명)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었지만 29세 이하(-9만3000명)와 40대(-3만4000명)는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40대 모두 인구 감소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제조업과 도소매 등에서 주로 가입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세 이하의 경우 정보통신 분야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6000명으로 2.4%(2000명) 증가했다. 전달에 신청자가 3000명 줄며 감소하는 듯했지만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건설업(11.1%)과 제조업(7.2%) 중심으로 신청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5만4000명으로 5.0%(3만1000명) 증가했고, 지급액은 1조516억원으로 10.9%(1036억원) 늘었다.
지난달 고용24를 이용한 신규구인은 15만1000명으로 11.2%(1만9000명)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제조업뿐 아니라 도소매와 건설업에서 구인이 줄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신규구직은 38만7000명으로 11.9%(4만1000명) 늘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배수는 0.39로 0.10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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