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싱크홀 72건… 서울시, 지하개발 월 1회 '빈 구멍' 조사

관련 조례·규칙 공포안 심의·의결
대규모 지하개발 인근 관리 철저
상반기 발생 싱크홀 36% 강남권

앞으로 서울시에서 대규모 지하개발을 진행할 경우, 매월 1회 이상 공동(땅속 빈 구멍) 조사를 해야 한다. 싱크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사고 예방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8일 제10회 조례·규칙심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례·규칙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심의·의결안에는 월 1회 공동 의무 조사와 함께 도로에서 지반침하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조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 및 관리의 기본방향 내용에 '도시안전'을 추가하고 시도시계획위원회 위원 중 지하안전 분야에 식견과 경험이 있는 자를 위촉할 수 있게 했다.

지난 3월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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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동 의무 조사에 나선 배경에는 대규모 굴착 작업이 많은 지역일수록 지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있다. 서울시 재난·안전 포털 서울안전누리를 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에서 총 72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했는데 지하철 공사 등 지하개발이 집중 추진 중인 강남구에서만 13건이 발생했다.


강남구를 포함한 서초와 송파 등 강남3구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전체의 36% 수준인 26건에 달했다. 시는 지하 공동의 크기가 0.8㎡ 이상이면서 깊이가 0.8m 이상이거나, 지반침하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원인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 3월 명일동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던 강동구에서도 상반기에 총 5건의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명일동에서 나온 싱크홀만 3건이었고 나머지 1건은 강동구 성내동과 둔촌동에서 나왔다. 명일동 대형 싱크홀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나머지는 지하 매설물 주변 다짐 불량과 하수 맨홀 구체 노후화로 인한 토사 유실(명일동), 송수관로 공기밸브 연결관 용접부 누수로 인한 토사 유실(성내동), 다짐 불량(둔촌동)이 원인이었다.

서울시는 전체 하수관로 1만866㎞ 가운데 6029㎞(55.5%)가 30년 이상 된 노후관으로 하수관 파손으로 인한 지반침하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매년 노후 하수관로 200㎞를 정비할 계획이다. 재원은 특별회계 2000억원에 재난관리기금, 국비, 일반회계 등으로 2000억원을 더해 매년 4000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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