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정신 강요 받는 사회복지 종사자…'직장 내 괴롭힘' 경험↑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비율, 다른 직장인들 1.7배

아동·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는 비율이 1.7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들 역시 노동자로서 권리 존중을 받아야 하는데 '봉사 정신'과 '희생정신'을 빌미로 삼아서 갑질을 일삼는 기관장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3일 발간한 '사회복지시설 비민주적 운영 실태 보고서'에서 ▲가족 운영 ▲후원·종교 강요▲직장 내 괴롭힘을 3대 악습으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는 사회복지종사자 414명 설문조사와 제보 사례 124건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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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사회복지시설 직장 내 괴롭힘은 59.1%로 직장인 평균(34.5%)보다 1.7배, 괴롭힘의 심각성은 66.3%로 직장인 평균(33.7%)보다 약 2배 높았다.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메일에 따르면 괴롭힘 중에는 부당지시(42.7%)가 가장 높았고, 모욕·명예훼손과 폭언·폭행이 뒤를 이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설문 결과 셋 중 한 명(29.2%)이 '대표 가족이 부당한 권한을 행사한다'고 답했다. 열 명 중 네 명(43.5%)꼴로 '시설의 후원 요구가 있다'고 했다. 또 무려 열 명 중 여섯 명(59.1%)꼴로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해, 일반 직장인 평균(34.5%)보다 1.7배 높았다.


실제 제보 사례로 한 복지센터 근무자가 팀장 2명의 주도로 "정신과 약 먹냐"는 등 직원들의 무시와 텃세에 시달렸는데, 해당 팀장들은 서로 가족 관계였으며 법인도 팀장 남편의 것이었던 경우가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복지시설 (경영) 세습을 금지하고, (정부는) 후원 강요 시설에 위탁을 금지해야 하며, 직장 내 괴롭힘 반복 발생 시설에 대해서는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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