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에 대해 "이 위대한 나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시민권 박탈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는 현지 언론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로지 오도널의 시민권 박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도널이 최근 발생한 텍사스 홍수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오도널은 틱톡을 통해 "텍사스의 상황은 끔찍하다. 대통령이 조기 경보 시스템과 기상 예보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이런 참사를 매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기상청과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주요 재난 대응 기관의 예산과 인력을 감축한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수 참사에서는 현재까지 최소 121명이 숨지고 170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참사 이후 정부의 늑장 대응과 준비 부족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연방 기관들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반박하며 정부의 대응을 옹호했다.
트럼프와 오도널의 악연은 2006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스 USA 대회 운영자였고, 그가 우승자 관련 논란을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오도널이 비판하며 설전이 이어졌다. 이후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앙숙 관계로 지냈다.
오도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아들과 함께 아일랜드로 이주했다. 그는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날이 오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오도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민권 박탈 위협에 대해 "내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고, 그와 맞서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반격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법상 대통령이 뉴욕에서 태어나 출생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의 국적을 박탈할 권한이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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