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최초의 교황이자 메이저리그(MLB)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레오 14세가, 20년 전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 선수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
연합뉴스는 미국 시카고 교구장인 블레이스 수피치 추기경이 1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를 찾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은 화이트삭스 구단이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2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 날이다. 이 자리에서 수피치 추기경은 교황 레오 14세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2005년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폴 코너코 선수에게 전달했다.
코너코는 현역 시절 등번호 14번을 달고 화이트삭스의 중심 타자로 활약한 선수다.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 교황은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이 시카고에서 열렸을 당시 직접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코너코는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관람했던 2005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2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화이트삭스의 4연승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앞서 지난달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인 레이트필드에서 열린 미사에 7분 30초짜리 영상을 보냈다. 그가 응원하는 야구단의 홈구장을 통해 미국을 향한 첫 메시지가 전파된 것이다.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구장은 교황의 말씀을 듣기 위해 몰려온 3만명의 신자들로 가득 찼다. 지난 5월 30일부터 장당 5달러에 판매된 티켓은 1차 판매분 1만장이 15분 만에 매진됐다. 사람들은 레이트필드 구장 곳곳에서 레오 14세의 사진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화이트삭스 구단은 교황의 탄생을 기념해 20년 전 레오 14세 교황이 앉았던 좌석 옆 기둥에 기념물을 설치한 바 있다. 이 기념물에는 손을 흔드는 교황 레오 14세와 TV 중계 화면에 포착된 교황과 그의 친구의 사진이 함께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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