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뉴욕 경제 클럽에서 발언을 하는 중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예고가 인플레이션 전망을 복잡하게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리 인하를 지지하기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브라질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고율 관세 예고에 대해 이처럼 평가하면서 "물가가 오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을 계속 추가할수록 마치 공중에 먼지를 다시 뿌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보유한 굴스비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을 가진 인사로 평가받는다. 지난 6월 회의 이후 굴스비 총재는 Fed의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더불어 조기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왔는데, 신규 관세 예고로 인해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Fed가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해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브라질에 50%의 상호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예고하는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캐나다에는 세율을 3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캐나다와 브라질을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는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굴스비 총재는 신규 관세 예고에 대해 "우리가 되돌아가 (기업들과 만나) 얘기할 때 '이번 관세가 우리를 4월 3일 상황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라고 우려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막 일어난 일이다 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Fed가 신속히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전망인 가운데 케빈 해셋 백악관 경제 고문 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월러 현 연준 이사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도 Fed가 본부 건물 보수공사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지출했다며 파월 의장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러셀 보우트 미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파월 의장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면서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도 현재 달러 가치로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 정도다"라며 Fed의 보수공사 비용이 궁전을 짓는 비용만큼이나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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