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고율관세 통했나…年관세 수입 1천억달러 ↑

베선트 장관 "트럼프 관세정책 효과"
관세수입, 美정부 네 번째 수입원 부상
국채 이자 부담은 여전…기준금리 눈길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사당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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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연간 미국 관세 수입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재무부는 6월 관세수입이 총액 기준 272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관세 수입은 전년보다 13% 늘어난 1130억달러에 육박했다. 회계연도 기준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최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에 대한 기대감을 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상호주의에 기반한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큰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고, 베선트 장관도 지난 8일 내각회의에서 올해 관세 수입으로 3000억 달러 이상을 예상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날 관세수입 집계치를 소개한 미 경제매체 CNBC 기사를 공유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경제 주권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 와중에 관세 수입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인플레이션도 없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복지 지출 일정 변경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로는 700억 달러가량 적자였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관세는 연방 정부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연방 정부의 세수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서 약 4개월 만에 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관세 수입은 원천징수 소득세와 비 원천징수 소득세, 법인세에 이어 미국 정부의 네 번째 수입원이 됐다.

다만, 미국의 국채 이자 부담은 여전하다고 CNBC는 지목했다. 6월 한 달 순이자 비용은 840억 달러로, 전월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사회보장 지출을 제외하면 가장 큰 단일 지출 항목이다. 연간 누적 순이자 비용은 7490억달러, 연간 총 이자 비용은 1조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Fed의 금리 인하가 9월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를 들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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