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핵심부에 네이버 출신 인사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대통령실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을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까지 정부 요직에 네이버 맨들이 포진해 눈길을 끈다.
이번 정부에 신설된 대통령실 AI 수석 자리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임명된 데 이어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지명됐다. 이어 11일에도 최휘영 전 (네이버) 전 대표가 문체부 수장으로 낙점되며 사실상 '네이버 출신 삼각편대'가 국정의 기술·산업·문화 정책을 나란히 이끌게 됐다. 최 후보자는 방송기자 출신으로 인터파크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정부 각 부문에 걸친 이 같은 인사 흐름은 단순한 기업 출신 등용을 넘어 디지털 산업의 경험과 전략을 정부 운영에 이식하려는 기조로 해석된다. 정부는 민간 전문성과 디지털 현장감을 강점으로 꼽는다. 하 수석은 하이퍼클로바X를 이끈 인공지능 전문가이고, 한 후보는 스마트스토어·프로젝트꽃으로 중소상공인 플랫폼화를 주도했다. 최 후보 역시 NHN 대표와 여행 플랫폼 놀유니버스 대표를 거치며 콘텐츠 생태계 전반을 경험한 인물이다.
이에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는 실행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정책 담당자들과 달리 이들은 실제 기술과 플랫폼의 맥을 아는 인물들"이라며 "민간의 감각이 정책에 녹아든다면 행정부의 디지털 대응력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나친 네이버 편중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이들 인사가 모두 한 플랫폼 기업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부 정책의 특정 산업·기업 중심 편중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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