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입장에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도 함께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전기요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각종 '비법'들이 공유되고 있지만 여러 말들이 엇갈려 오히려 혼동을 주고 있다.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기보다는 오히려 계속 가동하고, 냉방보다 제습 모드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정 방법으로 에어컨을 사용했더니 전기요금이 적게 나왔다며 실제 전기 요금 고지서를 '증거자료'로 제시하는 글들도 종종 보인다.
10일 연합뉴스는 폭염에 에어컨 사용으로 인해 전기요금과 관련한 팩트 체크를 진행했다. 에어컨 전기요금과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궁금증 중 하나는 껐다 켰다 할 때와 계속 켜둘 때 어느 쪽이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오는가다. 먼저 전기료를 낮추려면 사용 중인 에어컨 종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2011년 이전에 출시된 제품은 대부분 '정속형(구형)', 이후 제품은 대부분 '인버터형(신형)'이다. 인버터형은 실외기에 '인버터' 또는 'INVERTER'라고 표시돼 있다. 정속형 에어컨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껐다 켜는 게 효율적이다. 희망 온도가 되면 실외기가 꺼지고, 실내 온도가 다시 올라가면 실외기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면서 전력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반면 인버터형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편이 좋다.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약한 출력으로 작동해 온도를 유지한다. 처음에는 희망 온도를 낮게 설정해 빠르게 실내 온도를 낮춘 후 뒤 26도 안팎의 적정 온도로 올려두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사용해 공기 순환을 빠르게 하거나 에어컨 필터와 실외기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냉방 효율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찬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스탠드형 에어컨은 바람 방향을 위쪽으로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냉방보다 제습 모드가 전기요금 절감에 유리한지는 환경에 따라 다르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냉방 모드가 습기를 빠르게 배출할 수 있다. 제습 모드는 오래 작동해야 습기를 없앨 수 있어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이다. 습도가 낮다면 제습 모드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실외기 과열도 전력 소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외기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차광막을 덮거나, 주변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면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전기요금 할인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하다. 한국전력이 운영하는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제도에 가입하면, 직전 2년 같은 달 평균보다 3% 이상 전기를 절약했을 때 절감한 양에 따라 kWh당 30~100원이 다음 달 요금에서 차감된다. 자영업자의 경우 문을 열어둔 채 영업하는 '개문 냉방'을 피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문을 닫고 냉방할 때보다 전력 소비가 최대 3~4배 늘어난다. 찬 공기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창문이나 문틈에 단열 마감재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인버터형 에어컨은 계속 켜두고, 정속형은 껐다 켰다 해야 한다. 여기에 적정 면적에 맞는 에어컨을 선택하고, 보조기구를 활용하는 것이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데 효과적이다. 더불어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여 냉방 효율을 높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에어컨의 경우, 그날의 기온이나 습도, 각 집의 평면 구조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어느 집에나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체로 단시간 외출할 경우 그대로 틀어두는 게 낫고, 습도가 높을 때는 냉방보다는 제습 기능을 사용하면 좀 더 알뜰하게 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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