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목표는 美제조업 재건...25% 상호관세 배제 못해"

한국투자증권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와 관련, 오는 8월1일까지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5% 상호관세가 발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일종의 협상 압박용 이벤트로 받아들이며 파급영향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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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트럼프 정책의 이해'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빠른 합의보다는 국익 관철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시점을 기존 7월 9일에서 8월 1일로 연기한 것을 두고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큰 상호관세를 당장 강행하기보다 무역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려는 의도"라며 "상호관세 대상 국가들은 8월 1일까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8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5%의 상호관세가 발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시장은 8월 1일 이후 상호관세가 발효될 경우에도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되는 점을 감안해 동 관세가 지속되기보다는 관세협상 압박용의 이벤트로 받아들이면서 파급영향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미국 제조업 재건이 주요 정책 목표라는 관점으로 관세를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재점검한 것이 특징이다. 김 연구원은 자국 제조업 재건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관세부과를 통해 재정적자 보전뿐 아니라 미 제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고, 유가 하락과 금리 하락을 유도해 미 제조업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며, 법인세 감세 영구화 조치를 통해 미 제조업의 수익성 보완 및 기업유치를 촉진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금리 정책의 경우 내년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제조업 부흥 정책이 확실히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시간적 여유가 넉넉한 편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적자 확대 및 국채 이자 부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 차원뿐만 아니라 제조업 부흥 목적 차원에서도 금리 인하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기준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달리 동결 기조"라고 언급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부터 금리 인하를 개시해 연말까지 2회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날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의지대로 연내 금리인하가 좀 더 가속화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Fed 의장 교체를 통해 금리인하가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당 1300원 중후반대에서 막힌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달러·원 환율은 향후 하방 쪽을 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재건을 위해서는 펀더멘털보다 고평가된 달러화 가치를 정상화 할 필요가 있다"면서 "채권시장이 이상 작동하지 않고 해외자금 유입 기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게 확실시되면, 미 제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환율이 협상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 방향성은 추가적으로 하방쪽을 향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환율협상과 관련한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적 변수는 통화정책 차이"라며 "금융안정 리스크로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이 부상하고 있는 한국과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는 미국 간의 차이를 고려하면 환율은 다소간의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연구원은 유가와 관련해서도 "이제 호르무즈해협은 자본시장의 관심권 밖으로 물러나 있을 수 있는 상태로 안정화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핵 협상 재개 이후 이란 원유 수출이 허용될 가능성도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이 성사돼 러시아에 대한 규제도 풀릴 경우 유가 하방 압력은 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규모 저비용 석유 매장지인 가이아나 유전 개발 등 원유 공급 확대 요인이 산재해 있어, 유가 방향성은 하락 쪽"이라고 부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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