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전문가이자 지역 환경·인권 운동에 헌신해온 최홍엽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지난 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1세. 발인은 10일 오전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수감 중 쓴 옥중서신을 통해 오랜 벗의 부고를 접한 충격과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영어생활 중 들어온 조간신문에서 자네의 부고를 들었네. 충격으로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네"라며 "빈소를 찾아갈 수 없는 처지라 이곳에서나마 광주 쪽을 향해 절을 하고 예를 갖추었네"라고 적었다.
조 전 대표와 고인은 대학 시절부터 교류해온 사이였다. 그는 고인을 "직선적인 나에게 주변을 돌아볼 것을 권한 벗", "광주로 초대해 토하젓을 처음 맛보게 해준 벗"이라 회상하며 "정치보다 자치를 중시했고,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 임했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최홍엽 의장은 조선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 대법원 판례조사위원, 광주에너지전환네트워크 대표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8년부터는 광주환경운동연합 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환경운동의 발전에 기여했고,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최홍엽 지원금'을 조성해 현장을 꾸준히 뒷받침했다.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노동 약자의 인권 신장에도 힘을 쏟았다.
조 전 대표는 편지에서 "내가 고초를 겪던 시간, 찬찬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건넨 위로와 응원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전에도 자신이 놓친 지점을 조용히 짚어주던 사람, 돌아보게 하는 벗으로 기억했다.
조 전 대표는 고인을 "세상의 소금, 동네의 느티나무 같았던 벗"이라 불렀다. 그리고 "그 마음과 뜻, 명심할 테니 편히 쉬시게"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내가 자유를 찾으면, 담양 묘역에 찾아 술을 올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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