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실이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 관련 단체를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 사업 주관기관 공모에 선정하라고 담당 공무원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교육부 내부 증언이 국회 청문회에서 나왔다.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이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한 장본인으로 지목됐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리박스쿨 청문회에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이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사업 주관기관 공모에 지원하는 과정에서 교육부 공무원들이 압력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늘봄학교 사업을 총괄한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늘봄지원국장은 "늘봄학교 주관기관 사업공모 심사를 앞두고,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으로부터 '글로리사회적협동조합을 잘 챙겨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압력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 국장에게 압력을 가한 인물로 지목된 신 비서관에 대해 "교육비서관은 대통령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지시할 수 없는 지위"라고 짚었다.
이에 김 국장은 "그 요구를 받고 나서 확인해 봤더니 평가 과정은 공정하게 이뤄졌고, 결과는 굉장히 안 좋게 나왔더라"면서 "평가 결과에 따라서 탈락시키겠다고 했더니 그 과정에서 압력이 있었다"고 전했다. 글로리조합이 공모에서 탈락하자 손 대표는 한국늘봄교육연합회를 통해 서울교대와 업무 협약을 맺어 늘봄 프로그램에 강사를 공급했다.
김 국장은 이수정 전 교육부 정책자문관과 손 대표로부터 함께행복교육봉사단이 교육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도록 압력을 받았다는 증언도 했다. 이 전 자문관은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교육부 자문위원에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자문관은 "압력을 넣지 않았다. 도와주라고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김 국장은 "지난해 5월 이 전 자문관으로부터 MOU를 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이 전 자문관은 "자문관은 부서 관료에게 지시할 권한이 없어서 지시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시 함께행복교육봉사단 단장이 대학 선배였고, 교육부에 업무협약 요청을 했으니 확인해 달라고 해 해당 부서에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사업자가 교육부의 최고위직 국장에게 문자를 보내고 MOU 체결 압력을 넣는 게 말이 되는가. 이걸 알았든 방관했든 어떤 국민이 교육부 장관이 리박스쿨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겠는가"라며 "교육부 장관은 이 순간에도 무책임하다. 도의적이든 아니든 이런 물의를 일으켰으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책임자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해당 증언을 듣고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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