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운영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가 최근 몸값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가수 지드래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화제다. 인파가 몰리는 대형 쇼핑몰, 도심 대형 전광판, 서울·경기 운행 버스 등에 옥외광고물이 대거 내걸렸다. 지드래곤이 스타트업의 전속 모델로 발탁돼 놀라움을 자아냄과 동시에, 뤼튼이 설립 4년 만에 자사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깜짝 이벤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드래곤은 어떤 이유로 AI 기업인 뤼튼의 광고모델이 됐을까. 일단 지드래곤의 'AI 사랑'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4'에 등장해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 이후 지드래곤은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초빙교수로 임명돼 강단에 서기도 했다. 그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은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기업이다.
올해 갤럭시코퍼레이션은 KAIST 기계공학과 내에 엔터테인먼트와 첨단기술을 융합하는 'AI 엔터테크 연구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센터에서는 지드래곤을 비롯한 한류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디지털트윈 기술 연구, K컬처와 과학기술 융합 연구, 아티스트 아바타 개발 등의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뤼튼은 현재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268억원에 달할 정도로 벤처캐피털 업계에서 주목받는 기업이다. 스타트업의 돈줄이 끊겨 혹한기를 보내고 있을 때도 뤼튼은 일본,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승승장구했다. 생산성을 높이는 각종 AI 업무 툴을 무료로 제공하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서비스 1년 10개월 만에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토스(약 3년 3개월), 당근(2년)보다 짧은 것으로 토종 AI 스타트업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뤼튼은 구글의 대항마로 불리는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와 사업 모델이 비슷하기도 하다. 뤼튼과 퍼플렉시티 모두 다양한 외부 AI 모델을 사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과 최신 정보를 제공해 빠르게 성장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뤼튼이 지드래곤을 앞세웠다면, 퍼플렉시티는 '오징어게임'의 주인공이자 글로벌 스타인 이정재를 광고 모델로 채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퍼플렉시티는 이정재가 공동 대표로 있는 '아티스트컴퍼니'와 함께 엔터테인먼트-AI 융합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I 기업들이 서비스 대중화를 추진하기 위해 엔터 산업과 손을 잡고 협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뤼튼은 캐릭터 AI챗 서비스와 광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2024년 12월 뤼튼의 소비자 거래 건수는 1만5000건, 지난 5월에는 7만3000건으로 5배나 증가했다. 소비자 유형을 분석해 보니 20대 이하가 전체의 62%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의 호응이 높았다. 이제 뤼튼의 숙제는 챗GPT를 쓰거나 아직 AI가 생소한 중장년층까지 고객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세영 뤼튼 대표는 "1인 1AI를 실현하기 위해 소상공인, 영세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AI 기술 도입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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