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당국자들이 백악관에서 만나 가자지구 휴전을 비밀리에 논의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열린 비밀회의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카타르의 고위급 당국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현재 제안된 60일간의 임시휴전 기간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재배치 수준을 주로 논의했고, 격렬한 논쟁 끝에 진전이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번 임시 휴전 협상에서 자국군을 이전 휴전 때보다 더 많은 지역에 남겨놓는 방식의 재배치를 하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위트코프 특사와 카타르 당국자는 더머 장관에게 이 계획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스라엘의 군 재배치 계획이 가자지구 대부분을 이스라엘이 점령하는 것을 포함해 이스라엘군이 가자 내 더 많은 지역에 잔류하도록 압박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의 주장과 비슷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 당국자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고, 이 문제로 인해 휴전 회담이 결렬될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회담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를 비난하지 말라고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위트코프 특사가 휴전 협상과 관련해 언급한 '4가지 쟁점 중 남아있는 한 가지 쟁점'도 이스라엘군의 재배치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적을 받은 더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 내에서 큰 양보를 하지 말라는 큰 압력에 직면해있었다고 답했다.
회의는 결국 이스라엘이 더 광범위한 자국군 철수를 포함하는 새 지도를 제시하면서 결론이 났다. 소식통은 이 새 지도의 내용이 회담의 상당한 진전이었고, 협상 타결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비밀 회담의 결과와 관련해 "휴전 협상에 매우 근접했다"며 낙관론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이 비밀회의에 대해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자 "우리는 휴전과 평화를 원한다. 인질을 되찾고 싶다"며 "우리가 그것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해당 회의가 "비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바에 도달할 수 있다면 비밀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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