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이 세계 최고가 된 건 네트워크 덕분입니다. 제주도에서 전 세계 e-모빌리티 전문가들이 12년째 모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바람직하고 큰일을 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9일 제주신화월드에서 개막한 제12회 국제 e-모빌리티엑스포의 상임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희범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까지 다양한 전기 이동수단이나 기술을 전시하는 게 주였다면 올해부터는 주요국 50여곳에서 산학연 전문가나 관료 등이 한데 모여 공동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게 핵심이다. 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콘퍼런스 30여개가 예정됐다. 150개 기업이 참여해 비즈니스미팅도 곳곳에서 열린다.
초대 행사부터 10년 넘게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가전, 전기차 등 주요 산업이 동남아시아나 중국, 멕시코 등 해외로 나가면서 국내 지방에선 일자리가 줄고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전 세계 각지에서 오피니언 리더 1만여명이 전기 이동수단을 주제로 제주에 모여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전달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와 세계EV협의회(GEAN)가 공동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8개 부처,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다. 전기차를 비롯해 버스·이륜차·배터리·충전기 등 핵심 부품과 소재, 자율주행·로보틱스·스마트농업·신재생에너지 등 융복합 기술도 다룬다.
전일 전야제 성격으로 IEVE 기술혁신상 시상식이 열렸고 이날은 대한민국 e 모빌리티 수출 전진기지 선포식과 개막 퍼포먼스, GEAN 어워드 행사가 열렸다. 글로벌 서밋을 비롯해 한·유로, 한·아프리카 라운드테이블, 그린에너지 콘퍼런스, 지속가능 모빌리티 외교 전략 세션, 청소년 국제 학술 콘퍼런스대회도 진행했다. 국내외 탄소중립 전략과 기술 전환 방향과 관련해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해 논의했다.
이틀째인 10일에는 제3회 국제 친환경 전기선박 엑스포가 개막한다. 해운·항만 분야 역시 탈탄소 일환으로 친환경 이동수단 전략이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도심항공교통(UAM)·드론 포럼, 국제 비즈니스 SRT 포럼, 아세안 시장진출 전략 포럼 등 시장 확대 전략과 기술에 초점을 맞춘 세션이 준비됐다. 11일에는 글로벌 배터리 포럼, EV 사용자 인식개선 포럼, UAM 상용화 추진전략 포럼, 분산형 에너지 교육 세미나 등 산업 실증과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논의의 장이 열린다.
이밖에 스타트업·중소기업을 위한 일대일 글로벌 투자·비즈니스 매칭, 기술 실증, 현장 시연, 공동 연구개발·계약 체결 등 B2B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청소년과 대학생이 참여하는 드론경진대회, 자율주행 경진대회도 운영한다.
국제 e-모빌리티엑스포 행사장 외부에 전시된 우진산전의 양문형 전기버스. 제주에선 섬 형태로 가운데 차선을 쓰는 버스 정류장이 일부 있다. 일반 버스와 달리 운전석 쪽으로도 문이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이 조직위원장은 "다보스포럼도 초창기 10여년은 유럽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크게 주목받는 행사는 아니었지만 이후 미국이 참여하고 세계경제포럼으로 바꾸면서 이제는 전 세계 리더가 모이는 자리가 됐다"며 "대기업 참여가 다소 저조한 점이 아쉽지만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면서 가능성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e-모빌리티의 다보스 포럼' 별칭처럼 최신 기술 전시를 넘어 정책과 문화, 청년 교육까지 아우르는 융복합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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