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이 주장한 '인적 쇄신론'의 대상자로 권영세·권성동 의원이 지목된 데 대해 반박하며, 공개적인 논쟁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영세·권성동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정면 비판한 데 대해 "조목조목 할 말은 있었지만 삼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들의 생각이나 입장이 있으니 거기에 대해 존중하고, 서로 설전을 벌이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두 의원이 자신이 말한 인적 쇄신 대상자라는 해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저는 단 한 번도 어떤 분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특정인을 지목한 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정치적 책임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어쨌든 정치적인 책임을 진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는 비례하는 법 아니겠나. 그런 행동을 혁신위에서 먼저 보여줘야지 사람들이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 체제에 대해서는 "더 심하면 콩가루 집안처럼 돼서 아무것도 협의가 안 된다"며, "지금 현재 우리 당에서 필요한 게 개혁이라고 보면 1인 지도체제가 거기에는 적합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자신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당권주자 조경태 의원의 발언에도 반박했다. 조 의원이 안 의원의 혁신위원장 자진 사퇴를 두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세부적인 내용을 모르고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을 알았다면 당을 비판해야지 저를 비판하면 그것은 완전히 적반하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격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8월 예정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그는 사퇴 배경으로 지난 대선 당시 후보 교체 논란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당 지도부와 합의되지 않은 혁신위원 구성 문제 등을 들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의원이 지목한 인물로 권영세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쌍권 체제'로 불리는 두 전직 지도부 인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안 의원을 향해 "그 자체로 혁신 대상"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에 대단히 유감"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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