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 민선8기 3주년을 맞아 'G-노믹스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고양시를 산업이 주도하는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점프·AI·모빌리티·컬처·에코'의 5대 전략을 중심으로, 고양 전역을 산업 벨트로 재편해 미래형 첨단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는 집이 아니라 산업이 도시를 이끌어야 한다"며 "도시의 성장을 위해 주거 개발은 억제하고, 산업과 생태, 교통 등 골격을 재편하는 데 집중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공동주택 2100여 건, 오피스텔 77건이 허가되며 도시 과밀과 정체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민선8기 들어서는 공동주택 35건, 오피스텔 1건에 그치며 주택 허가를 대폭 줄였다고 강조했다.
산업·교통·생태 등 도시의 골격 재편에는 속도를 냈다.
킨텍스 제3전시장과 일산테크노밸리를 착공하고 GTX·서해선·교외선 등 철도망이 확충됐으며, 창릉천과 공릉천 생태 복원이 본격화됐다. 교육발전특구,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미니수소도시 같은 전략 구역도 새롭게 지정됐다.
재정 기조도 변화했다. 모두에게 나누는 선심성 예산 대신, 꼭 필요한 곳에 집중하는 전략 재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모를 통해 4700억원 규모의 국·도비도 확보했다.
행정 운영 방식도 실용 중심으로 전환됐다. 이 시장은 지난 3년간 130여 차례 각 동을 찾아 직접 시민을 만났고, 현장에서 접수한 435건의 민원 중 78%를 해결하거나 처리 중이다. '직소민원의 날'과 현장 방문도 대폭 확대했다. 시정에 대한 시민 긍정 평가는 민선8기 1년 차 61.8%에서 올해 77.4%로 상승했다.
이동환 시장은 지금이 고양의 미래를 결정지을 '본격적인 빌드업(Build-up)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G-노믹스'는 △점프노믹스 △AI노믹스 △모빌리노믹스 △페스타노믹스 △에코노믹스로 구성된다. 이 시장은 고양시를 블루존(첨단산업), 레드존(주거), 그린존(생태·미래산업)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의 산업 생태계를 본격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도시와 기업이 함께 도약하는 '점프노믹스'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고양 전역을 '점프업 벨트'로 조성해, 스타트업과 예비유니콘 1천 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본사는 서울에 두더라도, R&D센터와 신사업본부 같은 '미래본부'는 고양으로 옮기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 기반이 될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는 고양이 경기 북부 최초로 지난해 지정받은 바 있다. 반년 만에 입주 기업 수는 8% 증가했고, 일자리도 1000명 이상 늘어나는 등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점프노믹스'를 통해 고양 전역에 '점프업 벨트'를 조성하고, 스타트업과 예비 유니콘 1000개 기업 육성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기업의 본사는 서울에 두되, R&D와 신사업 본부를 고양에 유치하는 방식으로 유연한 기업 유치를 시도한다.
경제자유구역은 송포·가좌·장항·대화 일원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산업부 자문·검토를 마무리해 신청하고, 내년 상반기 지정을 목표로 한다. 초기 구상했던 940만 평보다는 축소된 상황이지만, 이 시장은 "면적보다 속도를 택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곡역세권은 2026년 지구 지정, 2031년 입주를 목표로 AI·콘텐츠·빅테크 등 첨단산업 융합의 실리콘밸리형 허브로 조성된다. 고양·김포·파주를 하나로 엮는 '서북부 메가클러스터' 구상도 추진된다.
이와 함께 AI노믹스 전략으로는, 로봇·의료·물류 등 특화산업과 AI를 융합한 'AI 플러스 허브' 조성을 추진한다. 성사혁신지구에는 AI캠퍼스와 로봇센터 등이 들어서며, 도심 전역에는 디지털트윈 기반 스마트시티가 연내 완공된다.
이동이 곧 산업이 되는 '모빌리노믹스' 전략 아래 자율주행·드론·UAM 등 미래교통 기술을 앞서 실증하는 도시로 도약한다. 이동환 시장은 "서울엔 공간이 없고, 지방엔 기반이 없다"며 고양은 그 둘을 모두 갖춘 최적의 교통 실험장이라고 강조했다.
2027년까지 수도권 최초 스마트물류 실증도시를 조성해, 로봇이 출고부터 배송까지 맡는다. 내년엔 킨텍스~김포공항 간 하늘길을 개통하고, 버티포트·정비인프라·드론클러스터 등 UAM 핵심 인프라도 구축 추진한다. 또한 자율주행버스, 스마트교차로, AI 기반 교통운영체계를 통해 '정체·대기·낭비 없는 3무(無) 교통도시' 구현에도 속도를 낸다.
페스타노믹스는 공연·전시·방송영상·스포츠 등 고양의 문화 인프라를 산업화하는 전략이다. 고양시는 고양종합운동장을 대형 공연장으로 전환해 지난 1년간 69만명의 관객을 유치한 바 있다.
이어 2026년 방송영상밸리, 2027년 IP융복합 콘텐츠클러스터, 2028년 킨텍스 제3전시장·앵커호텔, 2029년 아레나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되면, 고양시는 '경험을 사고파는 쇼룸 도시', '한국형 스튜디오 시티'로 도약하게 된다.
'에코노믹스(Economics)' 전략도 본격화된다. 창릉천·공릉천·한강하구·장항습지를 연결한 '블루네트워크'는 고양만의 생태 자산이다. 시는 이를 '블루 트라이앵글'로 연계하고, '녹지 100 프로젝트'와 5분 이내에 고양의 경관을 느끼는 '5분 뷰 체계'를 통해 도시와 자연을 함께 복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경기북부 최초의 수소생산기지, 분산에너지 특화지구(JDS지구)도 조성해 친환경 미래도시의 기반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동환 시장은 "무대는 고양에서 빌리고, 소비는 서울에서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체류형 관광 확산을 위해서는 호텔공급이 필수지만 핵심인 S2부지 매각이 시의회 반대로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양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호텔 1만실 공급을 목표로 차근차근 초석을 쌓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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