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목선 표류' 北주민 6명 돌려보내…"귀환의사 확인"(종합)

정부가 지난 3~5월 사이 북한에서 목선을 타고 떠내려온 주민 총 6명을 9일 오전 동해상으로 돌려보냈다. 이들은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오전 9시께 북한 주민 6명이 동해에서 목선을 타고 북한으로 귀환하고 있다. 통일부

9일 오전 9시께 북한 주민 6명이 동해에서 목선을 타고 북한으로 귀환하고 있다.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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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주민 전원의 동의 아래 총 6명을 송환했다"며 "오전 8시56분에 북한 주민의 선박(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으로 돌아간 6명의 주민 가운데 2명은 지난 3월 서해상에서, 나머지 4명은 지난 5월 동해상에서 각각 구조됐다. 모두 30~40대 남성으로, 북한에 가족을 둔 어민이었다. 서해상에서 발견돼 구조된 선박은 고장이 나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이들은 동해상에서 구조된 선박을 함께 타고 자력으로 귀환했다.

정부는 북한 주민들이 남측으로 떠내려와 구조됐다는 사실을 유엔군사령부(유엔사) 채널을 통해 북측에 통보했다. 이후 구조된 주민들의 상태 등에 대해 북측에 주 1~2회 지속 통보했으나 별다른 응답은 없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유엔사는 북한 주민들의 귀환에 대한 자유의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했다.


정부의 송환 시점과 지역도 유엔사 채널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통보됐다. 역시 북측은 일절 응답하지 않았으나 정부가 예고한 송환 계획에 맞춰 동해상에 나타났다. 이 당국자는 "송환 시점에 북한 경비정과 견인용으로 추정되는 큰 배가 인계지점에 나와 있었다"며 "9시24분 북측 예인용으로 추정되는 어선과 주민 6명이 탄 목선이 만났고, 견인하지 않고 북측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판문점 육로를 통한 송환을 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남북 간 긴장국면 가운데 판문점으로 가면 직접 (북측 인사들과) 대면하는 상황이 된다"며 "(송환 계획에 대한) 북한의 확실한 답이 없는 상태에서 (대면 방식이) 맞는가란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타고 내려온 목선을 수리해 해상으로 자력 이동하게 했다는 것이다.

북한 측 목함은 엔진 등 동력장치가 달려 있었다. 정부는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대북제재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세척 등 점검을 제공했다. 귀환 당시 북한 주민들이 탄 배에는 구명조끼, 비상식량, 물 등 안전을 위한 기본 물품이 담겼다. 송환까지 수 개월 늦어진 데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 원활한 소통이 됐다면 훨씬 조속히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번 송환은 '인도주의적 차원'이란 점을 거듭 강조하며 "귀환에 대한 북한 주민의 자유의사를 여러 차례 확인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송환 전까지 북한 주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했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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