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출 규제 직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청약 시장에 몰려들었다. 서울에서 아파트 두 곳의 1순위 청약이 진행됐는데 4만건 넘는 청약 접수가 이뤄졌다. 대출 규제를 받게 되면 6억원 이하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오티에르 포레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40가구 모집에 2만7525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688대 1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기록한 84㎡B타입의 경우 2가구 모집에 3314명이 접수해 1657대 1로 마감됐다.
오티에르 포레는 성동구 성수동1가 성수 장미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287가구로 조성된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7371만원이다. 84㎡의 경우 24억1260만~24억86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인근 시세와 비교하면 차익이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같은날 청약 접수를 받은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도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에서 83가구 모집에 1만5882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91.3대 1로 마감됐다. 59㎡A 타입은 10가구 모집에 5827명이 몰려 평균 582.7대 1을 기록하며 최고 경쟁률을 썼다. 기타지역 청약 신청 1218건까지 포함하면 경쟁률은 704.5대 1다.
대우건설과 두산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영등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로 최고 33층, 659가구로 조성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 분양가는 15억7410만~16억9740만원이다. 국평 기준 인근 단지 대비 1억원 가량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단지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선호 지역에서 공급되는 분양 물량이라는 점과 대출규제 직전 '막차'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지난달 27일 대출규제 발표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는 청약 단지는 6억원 잔금대출 한도를 적용받는다. 27일 이전에 모집공고가 나왔거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수분양자나 조합원은 중도금·이주비 대출을 잔금대출로 전환할 때 6억원 한도와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다.
대출 규제 이후 청약 시장에서는 서울 쏠림 현상과 지역 내 양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철저한 자금 마련 계획 없이 청약에 뛰어드는 '묻지마 청약'이 어려워지면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출 규제 이후 공급 단지들의 성패에 따라 건설사들도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6월28일 이후 공고가 나오는 단지에서는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계약취소분이 평소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수요자들도 학습기간이 필요하다보니 초기에는 취소분이 많아질 것"이라며 "7월 중순 이후 분양 물량들의 청약 성적이 향후 분양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북 지역 청약 물량들이 선방한다면 청약 시장 분위기는 위축되지 않겠지만 성적이 나빠진다면 건설사들도 공급을 미루는 등 상황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비수도권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단지 중에서는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43가구 모집에 3233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은 75.2대 1을 기록했다. 84㎡A타입의 경우 6가구 모집에 891명이 몰리면서 최고 경쟁률은 148.5대 1로 나타났다. 수성구 학군과 생활 인프라 시설을 갖춘 입지, 지난해 분양했던 범어 1차 아이파크보다 저렴한 분양가 등이 높은 청약 경쟁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평택 고덕신도시에 분양한 '고덕자연앤하우스디(A4BL)'도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국민주택(공공분양)의 경우 110가구 모집에 621명이 접수해 5.65대 1을 기록했다. 특히 84㎡A형은 12.36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다. 전용 98㎡로만 구성된 민영주택은 4.58대 1을 기록해 2순위 접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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