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 '감사의 빛 22' 조성 본격화

석재 운반부터 설치 착수… 사업비 40억원
일부 석재 기증 난항… '선설치 후교체' 추진
구조물, 6·25 의미 담아 6.25m로

서울시가 6·25 참전국에서 보내온 석재로 광화문 광장에 조성할 '감사의 빛 22'에 대한 설치 작업에 나선다. 기본 설계는 지난 5월 끝났으나 일부 국가와 석재 기증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완공 시점은 미뤄질 예정이다. 22개 참전국 가운데 8개 국가는 석재 기증 의사를 밝혔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광화문 광장 빛기둥 조형물을 설치하고자 해외 석재의 운반과 보관은 물론 조형물의 제작·설치를 맡아줄 업체 선정에 나섰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조성할 '감사의 정원' 지상부.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조성할 '감사의 정원' 지상부.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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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6·25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상징 공간인 '감사의 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22개 참전국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검은 화강암 돌보(洑)와 유리 브리지를 설치하고 밤에는 22개 빛기둥이 되는 '감사의 빛 22'도 포함됐다.

석재는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것을 들여온다. 돌보는 동일 석종을 기본으로 하고 기증받는 석재를 갈아 낄 수 있게 해, 최대 4개의 석재 조각을 탑재하는 형식으로 했다. 완공 후라도 해당 국가에서 기증된 석재가 도착하면 석재를 교체할 수 있다. 당초 돌보는 22개만 세울 예정이었으나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돌보를 추가해 23개를 놓기로 했다. 조형물의 높이는 6·25전쟁의 의미를 담은 6.25m로 잠정 확정됐다. 조형물 측면에는 참전 국가별 고유 언어로 쓰인 글귀를 새긴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석재 기증에 어려움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나서 참전국 주한외교단을 초청,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 설명회를 열었지만 석재 선정과 이동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일부 국가에서는 기증 자체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지원국 16개국, 의료지원국 6개국 등 총 22개 국가 중 석재 기증 의사를 밝힌 곳은 스웨덴, 인도, 그리스, 벨기에, 노르웨이, 독일, 호주, 룩셈부르크 등 8곳이다. 해당 국가에서 보낼 상징조형물은 인도산 스틸그레이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조형물 설치 후에도 석재 교체가 가능한 만큼 우선은 외관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 역시 "22개국이 일사불란하게 하기는 어려울 수 있고 석재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표지석이나 일부 석재를 쓰는 방법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해 서울시는 해당 공사 기간을 내년 말까지로 잡아놨다.


'감사의 빛 22' 외 광화문 광장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감사의 정원'은 지상과 지하 두 공간으로 구성된다. 지상부에는 '감사의 빛 22'가, 지하부에는 22개 국가의 현지 모습을 영상 및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월이 마련된다. 지상부의 유리 브리지에 스마트글라스를 내장해 지하에서 올려다보면 하나의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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