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8월 1일 일본 수입품에 25% 상호관세를 매길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항공기 부품과 건설기계 업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8일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항공기 부품 ▲건설·광산 기계 ▲금속 가공 기계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을 꼽으며 이 같은 우려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항공기 부품은 대부분이 미국향 수출 품목이다. 가령 2012년 기준 3079억엔의 항공기 부품 수출액 중 76.5%를 미국이 차지했다. 일례로 IHI의 경우, 제너럴일렉트릭(GE)과 프랫앤휘트니(P&W)가 제조하는 민간 항공기 엔진의 부품을 제작한다.
건설·광산 기계에서도 미국향 비중이 절반(50%) 이상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건설기계 업체인 고마쓰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가 북미 지역에서 발생한다. 고마쓰는 관세 부담을 가격에 녹임으로써 전가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동시에 부품 조달 체계 자체도 바꿀 계획이다.
미국 수출 비중이 30~50%에 달하는 금속 가공 기계와 자동차 및 차 부품류는 품목별 관세 대상인 만큼 협상 여력이 제한적이라 부담이 더 크다. 현재 자동차 관세는 25%며, 철강·알루미늄은 50%에 이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부터 일본에 대해 새로운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일본에 적용하는 상호관세는 종전 24%에서 25%로 1%포인트 인상됐다. 백악관은 또 국가별로 보낸 서한에 적힌 상호 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에는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 반면,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는 '제재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시바 내각은 인상된 관세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미즈호리서치앤테크놀로지에 따르면 10%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로 인해 북미 수출이 감소하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2% 하락할 전망이다. 상호관세가 25%로 인상되면 GDP 하락폭은 0.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쓰쓰이 요시노부 일본경제인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상호관세 인상은) 매우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일본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서 예측 가능성과 수익성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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