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그림자 비서관'으로 불린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학교는 어디를 졸업했는지 등은 물론 좀처럼 공개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언론에서 붙인 별칭이다. 국회의원실에 근무할 때도 블라인드가 갖춰진 의원실 안에서 주로 근무했고, 보좌진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서도 눈에 띈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지가 30년이 넘은 '측근 중의 측근'으로 성남·경기 라인 핵심 인물이다.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라는 중책을 맡았음에도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이 되기 전부터 김현지 비서관과 인연을 맺었다. 김 비서관은 성남 시민모임·성남 의제 21 실천협의회(성남 의제 21)에서 사무국장을 맡았다. 성남 의제 21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시청 안에 사무실을 두고 시장과 성남시의 의제에 대해서 토론했던 시민모임으로 알려져 있다.
김 비서관이 정치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가 되면서부터다. 경기도청에 비서관으로 들어가면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낙선한 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수석 보좌관이 됐다. 국회에서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그런 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승리하자 대통령실에 입성해 총무비서관을 맡았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인사·예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그렇다 보니 대통령실 행정관이 되려면 김현지 총무비서관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역대 대통령들도 총무비서관에는 믿을 만한 측근을 임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이재만,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이정도,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윤재순 등이 대표적이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실장,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이른바 성남·경기 라인 핵심이 사법 리스크 등 때문에 활동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김 비서관의 존재가 도드라진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 김용채 인사비서관, 김낙중 국정과제 정책조정비서관도 성남 ·경기 라인이다.
김 비서관이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것은 2022년 9월이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때인데 본회의장 안에서 핸드폰을 보는 게 카메라에 찍혔다. "의원님 출석 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는 김 비서관이 보낸 메시지였다. 이게 공개되면서 문구도 화제가 됐고, 메시지를 보낸 '김현지'도 주목됐다.
김 비서관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철저히 업무 중심으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식이든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목도가 커진 만큼 부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딩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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