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300명 감염…33년래 최다 확진에 난리난 美

올해 1277건 감염 사례 보고
최소 3명 사망·155명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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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홍역 근절'을 선언한 미국에서 홍역 확진자가 급증해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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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내 홍역 확진자가 1300명에 육박하며 33년 만에 가장 많은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존스홉킨스대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전염성이 높은 질병인 홍역이 미국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38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홍역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입원한 상태다.


전체 환자의 92%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텍사스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700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캔자스주와 뉴멕시코주에서도 수십 건의 감염이 보고됐다.


미국 보건 당국은 홍역이 주로 백신 접종률이 낮은 텍사스의 메노나이트 공동체 등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유행이 백신 접종에 소극적인 지역에서 집중되면서 최근 몇 년 새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퍼지는 백신 회의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기도 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보건부 장관은 과거 아동 백신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들을 펼치며 홍역 확산의 심각성을 축소했지만, 최근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역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홍역백신(MMR) 접종"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CDC에 따르면 미국 내 홍역 감염은 1990년 약 2만8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백신 접종률 증가와 신속한 대응으로 2000년경 사실상 근절됐다. 그러나 2014년과 2019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1274건이 보고됐다. 현재까지 1277건으로 그 수치를 넘어선 상황이다.


BBC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홍역 확산이 현재 속도로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미국이 '홍역 퇴치국'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텍사스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3월16일까지 최소 17만3000건의 홍역 백신이 접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만8000건보다 많은 것이다.


홍역 백신(MMR)은 홍역뿐 아니라 볼거리와 풍진까지 예방할 수 있으며, 97%의 예방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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