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과 비슷한 낮은 수준의 경기" KDI 경기 둔화 진단 지속

건설업 부진·대외 여건 악화
소비심리는 회복세…내수 개선 가능성
높은 수준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7월 경제 동향’에서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전달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던 데 이어 비슷한 수준의 경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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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이날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KDI는 지난달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으로 수출도 둔화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전달과 경제 여건이 달라지지 않으면서 이번 달에도 엇비슷한 수준의 부정적인 평가를 이간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전달에 미약하다고 표현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세 합의가 부진한 상황은 여전한데다 수출 또한 불안 요인이 많다”고 했다.


이어 “다만 소비자 심리가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은 (전달과 약간) 다른 포인트”라며 “심리가 올라왔어도 여전히 소매 판매 등은 부진한 상황이긴 하다”고 했다. KDI는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며 내수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하였으나,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며 통상 관련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무역 상대국들에 25% 상호관세율은 유지한 채 부과 시점을 7월 9일에서 8월 1일까지로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소비자심리지수(108.7)는 전월(101.8)에 이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고 제2 추가 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향후 소비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미약한 흐름을 이어갔다. 개별소비세 인하(5월)의 영향으로 5월 승용차 판매는 13.4%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승용차를 제외한 가구(-10.8%), 화장품(-8.5%), 가전제품(-6.1%)을 중심으로 소매 판매는 부진을 지속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다.


수출에 대해서도 미약한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ICT를 제외한 품목이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6월 수출은 변동성이 높은 선박(67.4%)이 크게 증가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ICT 품목(8.6%)의 높은 증가세도 유지됐지만, 이를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지지부진했다. ICT와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4월(-3.9%), 5월(-3.7%), 6월(-2.1%)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자동차 등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된 품목을 중심으로 대미국 수출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 증가 폭도 축소됐다.


건설투자 부진은 장기화하고 있으나 선행지표 개선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5월 건설기성(-20.8%)은 전월(-21.2%)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KDI는 “일부 선행지표가 개선세를 유지하는 등 향후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 부진이 완만하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표현했다. 건설 수지와 건축 착공 면적이 회복되고 있는데 주목하면서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점차 반영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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