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현미경]스포츠 팬 잡아라…관련 적금 상품은

야구 팬 노린 신한은행 '1982 전설의 적금'
10만좌 재판매
롯데 자이언츠 호성적에
부산은행 우승적금도 완판
축구 팬 겨냥한 하나은행 'K리그 우승 적금'

은행들이 스포츠 팬 유치를 위해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프로야구(KBO)와 K리그 등 대표적인 종목에서 각자 응원하는 팀의 우승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우승 적금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전용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자사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으로도 고객을 유도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1982 전설의 적금' 10만좌를 재판매한다. 지난 1일 출시한 이 상품은 나흘 만에 10만좌 한도가 모두 소진된 바 있다. '1982 전설의 적금'은 창립 43주년 기념 고금리 적금 상품으로,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는 1년 만기 자유적금이다. 기본 이자 연 3%에 우대금리 최대 연 4.7%포인트를 더해 최고 7.7% 금리가 적용될 수 있다. 우대금리의 경우 야구팬들을 겨냥했다. 신한카드 신규 조건을 달성하면 연 4.2%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는데, 나머지 0.5%를 더하려면 신한 SOL뱅크 내 디지털 야구 플랫폼 '쏠야구' 응원 팀을 설정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KBO 한국시리즈 최종 우승팀을 예측한 고객에게 총 1억7820만원의 상금을 참여 고객 수에 따라 균등하게 나눠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축구 팬을 위한 적금 상품을 지난해부터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 K리그 우승 적금을 출시했다. K리그 시즌 개막에 맞춰 판매하는 이 상품은 하나원큐 앱을 통해 가입해야 하는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적금 가입 시 고객이 선택한 K리그 응원팀으로 상품명이 정해진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기본금리 2%에 5%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7% 금리가 제공된다. 우대금리 조건 역시 'K리그 축덕카드' 사용(1%), 응원팀 우승(1%), 친구 초대 가입 수(11명·2%), '하나원큐 축구Play' 참여(1%) 등으로 축구 관련 내용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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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연고 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겨냥한 적금도 많다. 해당 팀들이 성적이 좋으면 완판으로 이어지는 등 실적에도 영향을 끼친다. 부산은행은 올해 3000좌 한도로 롯데 자이언츠 승리기원 적금을 출시했는데, 약 1개월 만에 해당 상품이 완판됐다. 예금도 지난 5월 판매 중단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현재 2025 정규리그에서 3위(7일 기준)를 달리고 있다. 리그에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 팬을 위한 적금 상품인 광주은행의 '기아타이거즈 우승기원 적금'의 경우 기아 홈구장 스카이박스 1일 이용권 증정 등 가입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K리그1 1위를 기록 중인 전북현대를 위한 적금도 전북은행에서 매년 시즌 개막에 맞춰 출시하고 있다. 2위인 대전 하나 시티즌의 경우 모기업인 하나은행이 '대전하나 축구사랑 적금'을 통해 대전 지역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같은 은행권의 행보는 야구와 축구 인기가 늘면서 간단한 예·적금 상품 가입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KBO의 경우 지난해 총 관중 1088만7705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7월6일 현재 736만1783명의 관중을 동원해 2023년 810만326명 기록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리그1의 총관중 수도 250만8585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이는 고객 유치뿐 아니라 자사 뱅킹 앱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신한과 하나은행의 위 상품들은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달성하려면 앱 내 스포츠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쏠야구' 응원 팀 설정을 통해 '쏠야구 플러스' 이용을 유도한다. 금융거래를 통해 얻은 '야구공'을 활용해 경기 입장권, 구단 굿즈 증정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축구Play'도 축구 상식 퀴즈를 풀거나 매월 경기 승무패를 맞추는 등 결과에 따라 '원큐볼'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하나머니로 교환할 수 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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