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에도 상호관세 25% 서한…당초보다 1%p 올려

트럼프 "일본 매우 터프"…이시바 "동맹이라도 할 말 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한국과 함께 일본에도 상호관세율을 25%로 새롭게 책정한 서한을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내보이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을 내보이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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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일본에 보낸 서한에서 8월1일부터 미국으로 오는 모든 일본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환적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제품에는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율 25%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책정한 상호관세율인 24%에서 1%포인트 올린 것이다. 이날 나란히 서한을 발송한 한국에 대한 관세율과 동일한 수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낸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일본 무역적자를 강조하면서, 일본이 이번 관세에 맞서 대미 관세를 올리면 미국도 그만큼 관세율을 더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무역 시장을 열고,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없앨 경우 "이 관세는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한에 담긴 내용은 국가명과 수취인인 이시바 총리의 이름을 제외하면 한국을 상대로 보낸 서한과 동일했다. 관세율이 당초 발표된 24%에서 25%로 소폭 오르긴 했지만, 시행 시점을 8월1일로 늦춘 것은 협상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사실상 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57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지난 4월2일 책정한 뒤 같은 달 9일 시행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이를 90일 유예했고, 유예 만료 시점(8일)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둘러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앞서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27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만나 7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추가 협상을 위해 체류 일정을 하루 늘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만나보려 했으나 면담도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루스소셜에서 "나는 일본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대량의 쌀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또 지난 1일엔 전용기에서 일본에 대해 "우리는 일본을 상대해 왔는데, 나는 합의할지 확신을 못 하겠다. 일본과는 합의할지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그들은 매우 터프(tough)하다"며 "그들은 매우 잘못 길들여졌다(spoiled)"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도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완고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NHK의 여야 당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일본)는 미국에 최대 투자국이자 고용 창출국으로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며 "(협상은) 시간이 걸리고 힘 드는 것은 당연하고 이것으로 타협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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